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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칼럼]독일엔 물폭탄, 미국엔 불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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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이 범람했다. 대서양 건너 북미 서부는 대가뭄으로 대지가 타들어가고 있다. 올해 지구촌을 휘감고 있는 기후변화의 몸살 정도가 심상치 않다.

태평양 건너서 한국도 왠지 불안하다. 지난 1년 반 동안 나름 잘 관리되던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백신 부족으로 조기 집단면역이 요원한 상황에서 4차 대유행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 판에 폭염, 폭우, 태풍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기상청이 열돔현상에 의한 폭염을 예고했고, 이에 따라 전력수요의 급증으로 예비전력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주말 독일에서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독일과 벨기에서 홍수에 휩쓸려 180여 명이 죽었다.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독일 기상청 대변인은 "100년간 보지 못했던 폭우"라고 말했다.

물벼락을 맞은 독일과 유럽연합(EU)은 이번 홍수 피해를 단순한 기상재난으로 바라보지 않고 있다. 기후위기가 뜨거운 정치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16년 집권의 메르켈 총리를 계승할 정부를 뽑는 9월 26일의 독일 총선은 "기상현상이 정치의 중심 의제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는 정치학자들의 지적처럼 기후변화가 선거 쟁점이 될 모양이다. 이런 맥락에서 유럽연합이 추진하는 탄소국경세 도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서유럽이 홍수에 잠긴 것과 대조적으로 미국과 캐나다 서부지역은 대가뭄으로 물기근이 심각하다. 7월초 시애틀과 캐나다에선 수은주가 49℃까지 올라가는 폭염이 기록됐다. 캘리포니아 아리조나 네바다 오레곤 워싱턴 등 미국 서부지역은 지난 20년간 가뭄이 지속되어 왔지만 올해는 '대한발'(Mega-drought)이란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다. 학자들이 나무의 나이테를 분석한 결과 지난 400년간 없었던 가뭄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캘리포니아 주를 비롯한 미국 서부지역은 두 가지 위협, 즉 산불과 물부족에 직면했다. 가뭄과 고온으로 산불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작년 약 2만㎢(남한의 20%)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물이 모자라 농민들이 대거 농사를 포기하고 있다. 미국 최고의 옥토로 알려진 캘리포니아 주 중앙평원이 심각하다. 이곳은 미국 과일의 60%이상, 야채 30% 이상, 질좋은 캘리포니아 쌀을 생산하여 연간 500억 달러 소득을 올리는 농업의 황금지대다. 많은 농민들이 쌀 재배를 포기하고 남아 있는 물을 파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 서부의 대가뭄은 기후변화로 독특한 물공급 체계가 고장 났기 때문이다. 미국 서부는 주로 겨울에 강수량이 많은데 이 비가 고산지대에서 눈으로 쌓였다가 여름에 녹으면서 강과 저수지를 채운다. 기후변화로 고산지대 적설량이 급감하면서 저수지와 하천에 물이 말라버렸다. 라스베가스 등 미국 서부의 도시와 농업지역에 용수를 공급하는 서울시 넓이의 미드호의 수위가 1937년 후버댐 건설 이후 최저로 낮아졌다.

지구촌에서 산업생산 능력이 압도적으로 높은 독일과 캘리포니아가 기상재앙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유럽과 미국의 기후변화 정책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에 미칠 파급도 커질 것이다.

미국 서부의 폭염과 한발은 지구 북반구 상공을 흐르는 제트기류의 배열에 이상이 생기면서 형성된 열돔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의 폭염 예보도 독일의 폭우나 미국의 가뭄과 연결되어 있다. 나라밖에서 일어나는 포악한 기상재난을 보면서 불길한 예감을 떠올리게 된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폭염 폭우 태풍과 같은 기상재난이 덮쳐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최악의 시나리오 같은 얘기지만 정부와 국민 모두 이런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준비할 일이 너무 많다. 단기적으로는 기상 재난에 대처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또 예방하는 일에도 참여해야 한다. 2050년 탄소중립은 선언했지만 2030년의 중간목표 설정도 아직 못한 상태다. 여기다 철강 등 한국의 수출산업에 큰 영향을 주게 될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세 도입에도 대응해야 한다. <뉴스1 고문>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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