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옥 제주서부경찰서장(57·총경)이 23일 "'제주 최초의 여성 경찰서장'이라는 타이틀 보다는 경찰관으로서의 제 역할과 책임에 집중하겠다"며 취임 포부를 밝혔다.

이날 오전 제주서부경찰서 소회의실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연 김 서장은 Δ세밀한 분석에 기반한 효율적인 치안활동 Δ성폭력·가정폭력·보이스피싱 범죄 예방 Δ직원 만족도 향상을 역점 추진 과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민·관·경 14개 기관이 참여하는 관할 외사치안협의체를 활성화하는 한편, 올 하반기에는 인력을 확보해 주취폭력전담팀을 구성하겠다고도 했다.

김 서장은 끝으로 "경찰의 존재 가치는 주민의 안전"이라며 "주민의 안전을 위해 직원들과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서장과의 일문일답.

- 제주 여성 최초의 경찰서장이다. 취임 소회는.

▶30년 넘게 경찰 생활을 해 왔지만 제주서부경찰서에서는 처음 근무한다. 현재 업무 파악 중인데 세밀한 치안활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동(洞)지역과 읍·면지역에 균등한 치안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제주에서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파출소장, 지구대장, 공항경찰대장, 해양경비단장까지 지내기는 했지만 저는 여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경찰관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에 집중할 뿐이다.

-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과제는.

▶행정에서는 연속성이 가장 중요하다. 전임이 추진했던 것을 폐지하고 새로운 것을 추진하는 것은 주민들에게나 직원들에게나 상당한 부담이다. 저는 전임이 추진했던 것을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우선 자체 인력과 사무량, 범죄 통계 등을 세밀하게 분석해 효율적으로 치안활동을 해 나가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주민이 만족하고 주민이 안전한 치안활동을 하기 위해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나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가 극심하고 회복이 어려운 보이스피싱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현재 내부 만족도가 떨어져 있는 상태인데, 소통 창구를 개선해 직원들의 애로사항에 반드시 피드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직원 만족도를 향상시켜 나가겠다.
 

- 제주서부경찰서 관할 지역의 경우 외사 치안 수요가 높다. 구체적 대응 방안은.

▶제주서부경찰서 관할 지역 등록 외국인 수는 제주도 전체 등록 외국인 수(2만1942명)의 무려 42%(9263명)을 차지한다. 그만큼 외사 치안 수요도 높다.

현재 국가별, 체류자격별 등 종류별로 관내 외국인 범죄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고 있는데, 심도 있고 세밀한 분석을 통해 맞춤형 치안 활동을 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민·관·경 14개 기관이 참여하는 외사치안협의체와 자체 외사안전협력관을 적극 활용해 관할 지역 뿐 아니라 제주도 전역의 외국인 범죄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이주인의 안전한 정착을 돕는 '미나리(아름다운 나의 마을) 프로젝트'도 활성화할 생각이다.

- 제주의 경우 음주운전 등 주취자 범죄도 심각한데.

▶두말할 나위도 없다. 특히 제주서부경찰서 관할 지역인 제주시 연동과 노형동의 경우 상가가 밀집돼 있어 주취자가 비교적 많은 편이다.

1~2년 안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집중해 보려고 한다. 주변에서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우는 경미한 범죄부터 제대로 다스려야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현재 제주서부경찰서에는 주취폭력전담팀이 없다. 제주동부경찰서에는 주취폭력전담팀이 있어 관할 지역 치안 안정과 업무 수행에 큰 도움을 받는다고 알고 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10월쯤에는 주취폭력전담팀을 구성하려고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제주도민께 한마디.

▶경찰의 존재 가치는 주민의 안전이라고 생각한다. 주민의 안전을 위해 직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

한편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리 출신인 김 서장은 신성여자고등학교와 제주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뒤 1988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했다.

이후 그는 제주에서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파출소장과 지구대장, 공항경찰대장, 제주해안경비단장을 지내며 치안 업무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활약을 펼쳐 왔다.

지난 2017년 제주 최초 여성 총경으로 이름을 올린 김 서장은 지난 19일자로 제주서부경찰서장에 임명돼며 제주 첫 여성 경찰서장 타이틀까지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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