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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만 줬더라면…'예고된 범죄'도 못 막은 제주경찰
  •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승인 2021.07.2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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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자는 말에 앙심을 품고 옛 연인의 죄 없는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백모씨(48·왼쪽)와 그의 지인인 공범 김모씨(46)가 21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제주동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2021.7.21/뉴스1© 뉴스1 오미란 기자
'제주 중학생 피살사건'과 관련해 '예고된 범행'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제주경찰이 이번에는 잇단 실책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25일 제주경찰에 따르면 백모씨(48)는 지인 김모씨(46)와 지난 18일 오후 3시16분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 침입, 이 집에 사는 옛 동거녀 A씨(48)의 중학생 아들 B군(16)을 살해한 혐의로 붙잡혔다.

앞서 A씨는 지난 2일 경찰에 백씨를 가정폭력범으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경찰은 직권으로 A씨에 대해 긴급 임시조치를 취한데 이어 4일에는 백씨가 A씨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임시조치를 법원으로부터 허가받았다.

또 경찰은 5일 신변보호위원회를 열고 A씨와 B군의 주거지 CCTV 설치와 순찰강화 등을 결정했다.

하지만 위급상황시 필요한 스마트워치는 지급하지 않았다. 관할인 제주동부경찰서에 여분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특히 A씨가 지속적으로 불안감을 호소하며 추가로 민원을 제기할 때도, A씨의 주거지 앞편에 CCTV가 추가로 설치될 때도 스마트워치를 지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경찰은 6일부터 제주동부경찰서에 1대 이상의 스마트워치 여분이 꾸준히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워치는 위급상황시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112에 신고되고, 위치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장치다.

이 때문에 전과 10범인 백씨의 범죄이력을 감안, 경찰이 적극적으로 A씨와 B군의 신변보호에 나섰다면 '예고된 범죄'을 막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제주 중학생 피살사건' 피의자 검거 이후에는 잇단 '헛발질'로 빈축을 샀다.

제주경찰은 지난 21일 신상공개 지침상 '잔인성'과 '공공의 이익'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백씨와 김씨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하면서 공분을 샀다. 특히 경찰은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도 열지 않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제주경찰은 지난 24일 지휘부 내부회의를 거쳐 오는 26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

표면적으로는 수사과정에서 계획범죄 등을 입증할 추가적인 증거관계가 확인됐다는 이유지만, 일각에서는 청와대 국민청원 등에서 신상정보 비공개 결정에 대한 국민적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이를 의식해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찰 내부 반발을 샀던 사례도 있었다.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1시36분께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백씨가 벽 모서리에 스스로 머리를 박는 등 자해했다.

이를 발견한 경찰은 119에 신고했고, 백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 치료를 받고 같은 날 다시 유치장에 수감됐다.

이후 제주동부경찰서장과 과·계장 등은 대책회의를 열고 백씨가 또 다시 자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소속 경찰관들에게 교대로 유치장 안에서 백씨를 집중 관리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제주동부경찰서 소속 경찰관 중 일부는 백씨가 자해한 당일 오후 8시부터 이튿날인 23일 오전 9시까지 3시간씩 교대로 백씨가 수감된 유치장에 들어가 백씨의 상태를 지켜봤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 내부 통신망인 '폴넷'에는 "경찰관도 인권이 있는 것 아니냐"는 반박문이 게시됐다.

유치장 근무 경험이 없는 경찰관이 비무장 상태로 피의자와 같은 공간에 머문 것은 또 다른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직협민주협의회(이하 경민협)도 24일 '유치장에 던져버린 경찰서장의 이상한 동료애'라는 제목의 입장을 냈다.

입장문에는 "살인범은 편안히 잠을 자고 경찰은 옆에서 지켜보는 해괴한 장면이 연출됐다"며 "유치장 안에 던져진 우리 동료의 울분과 비참함을 감히 상상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민협은 "경찰청은 제주동부서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살펴 과오가 발견되면 문책하라"며 "실정법 위반 시에는 형사 고발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제주동부서는 백씨 관리 방식을 변경해 유치장 내부가 아닌 외부에 경찰을 배치해 관리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백씨가 사실혼 관계에 있던 A씨와의 관계가 틀어지자 앙심을 품고 지인 김씨와 함께 A씨의 아들 B군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백씨는 혐의를 인정했으나, 김씨는 직접 살해에 가담하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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