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학생 살해사건 피의자들의 뻔뻔한 면모가 호송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드러났다.

27일 오후 1시쯤 제주동부경찰서 현관 앞에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백광석(48)과 김시남(46)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이번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제주교도소로 수감 장소를 옮기는 길이었다.

먼저 나온 건 백광석이었다. 범행 당일 입고 있었던 남색 운동복을 다시 차려 입은 백광석은 검은색 모자와 흰색 KF94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푹 숙이는 식으로 얼굴을 감췄다.

백광석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답했지만 "계획범행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얼버무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시남도 뒤따라 나왔다.

역시 범행 당일 입었던 흰색 운동복을 입고 나타난 김시남의 경우 흰색 모자를 비롯해 검은색 일회용 마스크 위에 또 흰색 일회용 마스크를 겹쳐 쓰는 식으로 얼굴 전체를 완전히 감췄다.

김시남은 '혐의를 인정하느냐', '계획범행을 인정하느냐' 등의 취재진에 질문에 연신 고개만 저을 뿐 일절 대답하지 않은 채 호송차량에 올랐다.

이에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두 피의자를 향해 모자와 마스크를 벗으라며 고함을 쳤다.

전날 경찰이 두 피의자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해 이날 호송 과정에서 현재 얼굴까지 추가로 공개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두 피의자가 철저하게 얼굴을 가린 데 이어 줄곧 뻔뻔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백광석과 김시남은 크게 개의치 않고 그대로 호송차에 올라 경찰서를 떠났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이날 중 백광석에게 가정폭력과 가스방출, 임시조치 위반, 주거침입 등의 혐의를 추가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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