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도전을 선언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일 지사직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후 도청 4층 대강당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의 아들이고 제주는 내 고향 어머니"라며 "제주를 바꾼 도민 여러분의 혁신과 변화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바꾸고 싶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도민과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정권교체에 나서 도지사직을 사임하게 됐다"며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사임을 하게 돼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고 어떠한 꾸짖음도 달게 받겠다"고 했다.

그는 "많이 망설이며 고뇌의 시간을 보냈지만 대한민국이 망가지고 국민의 삶이 무너지는 모습을 더 이상 지켜볼수가 없었다"며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선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정치적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대선 경선을 치르는 것도 법률적으로 가능하지만 도정을 책임 있게 수행하는 것과 당내 경선을 동시에 치르는 것은 제 양심과 공직 윤리상 양립할 수 없다"며 "정권교체를 위해서 제 모든 걸 쏟아 부어야 되겠다는 저의 절박함도 이를 허용할 수 없다"고 거듭 지사직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원 지사는 이어 "도지사로 일한 지난 7년은 모든 열정을 쏟아낸 보람찬 시간이었다"며 중국 자본 중심 난개발 억제, 2030카본프리아일랜드 추진, 4차 산업혁명 대비 인재 육성 등을 성과로 꼽았다.

지역 최대 현안인 제2공항 사업과 관련해서는 "마무리 짓지 못해 안타깝다"며 "정권교체를 통해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했다.

원 지사는 또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계속 되는데 직을 내려놓게 돼 정말 죄송하다"며 "훌륭하신 행정부지사를 중심으로 방역위기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만반의 준비가 돼 있어 코로나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도지사직을 사임한다고 제주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제주가 대한민국의 변방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장 먼저 맞이하는 대한민국 혁신의 중심임을 증명하고 전파하러 스스로 파견되는 것"이라며 도민들의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원 지사가 지사직을 사퇴하려면 열흘 전 도의회에 통지해야 하기때문에 공식적인 사퇴 시점은 12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 지사가 물러나면 구만섭 행정부지사가 내년 6월30일까지 '도지사 권한대행'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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