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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스며들다…발길 닿는 곳이 박물관
  •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승인 2021.08.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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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제주의 '골목과 시장'이 변했다. 조용했던 거리가 카페와 음식점이 들어서고 볼거리가 늘면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거리들과 맞닿아 있는 전통시장(상점가)도 옛 정취에 문화.예술이 더해지면서 이색적인 즐거움을 준다. 제주여행에서 그냥 지나치면 아쉬움이 남는 골목길.전통시장을 소개한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측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서양화가인 고(故) 이중섭(1916~1956) 작품을 제주도에 기증하면서 다시 한번 관심을 받고 제주 서귀포시 정방동 일대 '이중섭문화거리'. © 뉴스1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측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서양화가인 고(故) 이중섭(1916~1956) 작품을 제주도에 기증하면서 다시 한 번 관심을 받고 제주 서귀포시 정방동 일대 '이중섭문화거리'.

서귀포시가 이중섭이 6·25 전쟁 당시 거주했던 이 곳을 1996년 3월에 '이중섭 문화거리'로 지정하면서 이중섭과 서귀포의 인연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문화거리의 남쪽 입구에 들어서면 이중섭 얼굴이 새겨진 돌담이 반긴다. 입구에 세워진 아치 너머의 언덕길 양쪽에 길게 뻗은 가로수와 길 벽면에 걸린 '이중섭'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들이 '이중섭 거리'임을 느끼게 한다.

이중섭 문화거리는 다른 유명 테마거리와는 달리 '화려함' '번잡함'과 거리가 멀다. 요란한 조명도 없다. 대신 시민과 작가들이 이중섭미술관을 중심으로 20여년간 덧칠해 온 '문화' '예술'의 향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이중섭문화거리에는 돌담집을 고쳐 만든 공방 10여개 들어서 있다. 문구류부터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고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뉴스1
당연하겠지만 이중섭 문화거리는 '이중섭'을 빼놓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카페의 메뉴, 식당, 분식집, 공방에서도 '중섭'이 들어간다.

이 거리 남쪽 입구의 카페가 내놓은 메뉴 중 '중섭라떼'가 유독 눈에 띈다.

언덕을 따라 몇 걸음 옮기면 보이는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신진 작가들이 입주해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를 거쳐간 작가 중 누군가는 '또 다른 인연'될 지 모를 일이다.

이중섭 문화거리는 도내에서는 특이하게 공방이 몰려 있는 곳이다.

거리를 따라 한라산 방향(북쪽)으로 걷다보면 오래된 돌담집을 고쳐 만든 가게에 공방 10여개가 자리를 잡고 있다. 문구류부터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고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공방을 지나면 민속촌에서 볼 법한 초가 한 채가 나온다. '비운의 천재작가' 이중섭이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월부터 1년 남짓 부인과 두 아들과 함께 살았던 집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섶섬이 보이는 풍경'이 그려진 그 장소이기도 하다.

이 초가 한켠 1.4평에서 이중섭이 가족과 함께 웃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모습이 그려진다.

초가 옆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올라가면 2층 규모의 아담한 미술관이 나오는데, 바로 '이중섭미술관'이다. 고 이건희 회장의 이중섭 작품 기증을 계기로 서귀포시가 300억원을 들여 새로 짓는다고 하니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된다.

이중섭이 거주했던 초가와 이중섭미술관 입구 인근에는 해녀 캐릭터를 판매하는 매장이 있다. '세계 최초의 해녀 캐릭터 전문매장'이라는 간판에 눈길이 간다.

정방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서울 종로구 1·2·3·4가동 주민자치위원회가 2008년 자매결연 맺은 것이 인연이 돼 생겨난 '명동로' 전경. © 뉴스1
'이중섭'의 추억을 따라 다시 한라산 방향으로 한 걸음씩 걷다보면 또 다른 거리와 교차하는 지점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명동로'다. 거리 이름이 웬지 어색하다. 정방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서울 종로구 1·2·3·4가동 주민자치위원회가 2008년 자매결연 맺은 것이 '명동로'가 된 이유다.

동서방향으로 길게 뻗은 이 거리는 서귀포에서는 드물게 음식점과 주점, 카페 등 200여개의 상권이 형성된 '젊음의 거리'다. 저녁이 되면 '화려함' '분주함' '흥겨움'이 가득하다.

보행환경조성 사업과 간판정비사업, 조형물 설치 등으로 거리의 이미지가 밝게 변했고, 지역주민이 중심으로 정기적으로 열리는 거리공연까지 더해지면서 '핫'(hot)한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전통시장인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전경.© 뉴스1
이중섭문화거리 북쪽 입구에 다다르면 시장을 만날 수 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이다.

입구부터 관광객들로 시끌벅적하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그나마 예전보다 줄어든 편. 많을 때는 하루 방문객만 2만명 안팎일 때도 있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의 점포수는 300개가 넘는데, '젊은 사장님'들이 많다. 올레 6코스에 포함되면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자 시장이 활력이 생기면서 만들어진 현상이다.

시장 중앙에 있는 생태 공간, 구간마다 설치된 분수대와 물레방아, 다양한 색깔의 조명이 비치는 수조, 제주도 전통 해녀 조형물이 흥미롭다.

대향 이중섭과 소암 현중화, 우성 변시지 등 서귀포출신 거장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작가의 산책길 코스.© 뉴스1
이중섭문화거리와 명동로, 서귀포매일올레시장까지 둘러봤다면 다음은 '작가의 산책길'을 걸을 차례다.

이중섭과 견줄만한 서귀포 출신 거장들이 이 거리에 존재한다.

현대 서예계에서 한·중·일 모두 인정하는 명필인 소암 현중화, 2007년부터 10년간 미국 국립 스미소니언박물관에 작품 2점을 한국인 최초로 전시할 정도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제주의 바람과 대지를 화폭에 옮긴 '폭풍의 화가' 우성 변시지가 바로 그들이다.

작가의 산책길에는 이들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2011년 조성됐으니 벌써 10년째란다.

이중섭 공원에서 기당미술관, 칠십리 시 공원, 자구리해안, 서복전시관, 소암기념관까지 4.9㎞를 걷다보면 거장들의 삶 뿐 아니라 현대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서귀포의 구시가지는 '지붕 없는 미술관'과 다름없다.

작가의 산책길이 지나는 송산·정방·천지동 일대 해안과 숲, 골목길에서는 40명의 작가들이 입힌 '예술의 옷'이 있다. 이들이 40점의 조형 작품을 만들어 낸 프로젝트명 '유토피아'. 그래서 작가의 산책길은 '유토피아로'로 불린다.

'느림과 예술의 미학'을 느끼고 싶다면 '작가의 산책길'이 제격이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제주도경제통상진흥원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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