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 표선고등학교가 ‘공립 IB 월드스쿨(World School)’ 지위를 획득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24일 본청 기자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지난 16일 IB(The International Baccalaureate) 본부가 표선고를 IB 월드스쿨로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스위스 비영리 교육재단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가 개발·운영하고 있는 IB는 153개국 5000여 개 학교에 도입된 국제 공인 평가·교육과정이다. 토론·과정 중심 수업과 논·서술형 평가가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IB 프로그램 도입을 준비 중인 학교 또는 IB 본부로부터 IB 월드스쿨로 승인받은 학교를 ‘IB학교’라고 통칭한다.

이 도교육감은 이번 승인과 관련해 “국제학교에서 받는 IB 프로그램을 공교육에서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인정하고 존중받는 평가와 수업을 위해 IB 도입을 추진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제주도민과 교육가족들과 함께 쏟은 지난 6년의 노력들이 역사적인 결실로 이뤄져 기쁘다”고 말했다.

제주도내 최초로 IB 월드스쿨 승인을 받은 표선고는 국내에서 IB 고등학교 과정인 DP(Diploma Programme)를 제공하는 17번째 학교가 됐다.

국내 IB DP를 운영하는 공·사립 고등학교는 6곳이며 나머지는 국제학교 및 외국인학교다. 제주 국제학교 중 IB DP를 운영하는 곳은 노스런던컬리지잇스쿨(NLCS Jeju)과 브랭섬홀아시아(BHA) 두 군데다.

다만 IB DP 과정을 한국어로 진행하는 학교는 표선고가 처음이다.

앞으로 표선고 입학생은 모두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맞춘 교육과정이 아닌 IB DP 과정을 밟게 된다. IB DP 과정은 고등학교 2~3학년 교육과정으로 올해 신입생부터 적용된다.

올해에는 신입생 127명을 대상으로 DP 전 단계인 Pre-DP를 운영했으며 내년 3월부터 정식으로 IB DP를 시작하게 된다. 영어는 모두 원어민 수업을 하며 연극(예술)과 미술, 정보, 물리 중 한 과목 이상 영어 수업을 해야 한다.

표선고 학생 중 해외 대학 진학을 희망할 경우 외부평가를 거쳐 IB DP 점수를 받아야 하며 국내 대학 진학 시 내신평가를 바탕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을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표선고는 지난해 IB 후보학교로 인증받고 IB본부와 컨설턴트와 협의를 통해 인증기준에 맞는 교육환경과 IB 교육프로그램 기반을 갖췄다.

IB본부는 5년마다 평가를 통해 IB 월드스쿨 재승인을 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표선고에 이어 표선지역 토산초, 표선초, 표선중도 IB 월드스쿨 승인을 추진해 초·중·고가 연계된 ‘IB 교육지구’의 기틀을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도교육청은 지난 2017년 제주 공교육 IB 교육프로그램 도입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 도교육감은 2018년 당시 시바 쿠마리 IB사무총장을 만나 논의한 후 IB 한국어화 도입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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