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철 신임 제주경찰청장이 17일 "제주경찰청을 작지만 강한 조직으로 만들겠다"며 취임 포부를 밝혔다.

고 청장은 이날 오전 제주경찰청 소회의실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역점 과제로 Δ치안 거버넌스 확대 Δ현장 총력체계 구축 Δ과학적 치안 개념 도입 Δ민감대응시스템 가동 등을 제시하며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제 강점은 현장 지휘 능력"이라며 "국민 관광지인 제주는 치안 이슈에 매우 민감하고 전국적인 전파력이 매우 큰 만큼 다른 어느 지역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고 청장은 끝으로 전국 유일하게 이원화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제주 자치경찰 모델에 대해서도 "상호 연결 부분에 취약점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더 많은 소통으로 관련 부분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고 청장과의 일문일답.

- 제주 출신 첫 제주경찰청장이다. 취임 소감은.
▶책임감이 무겁다. 1940년대에도 제주 출신 제주경찰청장이 두 분 정도 계셨는데 임기가 짧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1950년대 이후 제주 출신이 제주도의 치안을 총책임지는 건 제가 처음인 듯 싶다. 지역 실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합한 치안을 잘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

- 역점 과제가 있다면.
▶제주 경찰 조직이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 현장 인력도 부족하고, 관리자 등 기본적인 인력도 부족하다. 여러 이유로 사고가 생기면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중간 관리자도 취약하다. 112 신고나 교통사고도 다른 지역보다 많다. 쉽지 않다. 이런 부분들을 한 방향으로 모아 작지만 강한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제주는 관광지라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다른 곳보다 더 안전해야 한다. 특히 제주 이슈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제 강점은 현장 지휘 능력인 것 같다. 관련 사안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
 

- 최근 경찰의 신변보호 사건 처리를 놓고 우려의 시선이 많다. 내실화 방안이 있나.
▶사회적 약자, 특히 여성과 아동 대상으로 한 범죄는 간과할 수 없다. 잘못된 대응을 한다면 경찰의 존재 가치를 의심받게 된다. 가장 민감하게 대응해야 할 부분이다.

적어도 위험 신호들은 112 신고 등의 형태로 경찰에 전달되는데 112 신고의 경우 접수 부분을 고도화해야 된다. 경찰서장까지 총체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이 잘 가동돼야 한다. 또 어느 정도 위험성이 있는지 등급을 판단하고 그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

신변보호도 맞춤형으로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유기적인 소통이 중요하다. 제주에는 세 곳의 경찰서가 있다. 각 관할이 다르지만 사건 발생 여파를 결합해 대응하면 더 좋을 듯 싶다.

- 제주도내 치안 관련 생활안전 등급이 7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개선책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제주의 경우 주취폭력이 많다. 현재 제주경찰청에 전담 대응팀이 있다. 강력한 음주단속을 통한 나비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조례도 시행되고 있는데 더 정비해 나간다면 주취 관련 범죄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약자, 특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의 경우 단계별로 시스템화해 나간다면 현장에서 곧바로 조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도 자치경찰위원회와 함께 여성 안심구역을 재정비하고, 관련 범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만들겠다.

- 해가 갈 수록 잔혹한 아동학대 범죄, 학교폭력 범죄가 늘고 있다. 대책이 있나.
▶아동학대 여부를 판단하는 부분이 현장에서는 참 애매하다. 이 부분은 경찰이 독자적으로 관여할 수 없다. 다만 아동학대라고 판단되면 바로 적극 개입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판단이 애매해서 소극적이 되는 것이다. 서울경찰청에는 전체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아동을 전담적으로 처리하는 시설도 확충됐다. 제주에도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학교폭력의 경우 온라인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점점 사이버상으로 옮겨간다. 이 부분에 대해서 나름대로 제주도교육청이나 제주도 자치경찰위원회, 제주도청 관련 부서와 협의해 대응할 수 있는 제도를 검토하겠다.

- 제주 자치경찰의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나.
▶제주는 자치경찰이 특이하다. 다른 시·도는 일원화돼 있지만 제주는 이원화돼 있다. 그런 점에서 상호 연결에 취약점이 있을 수 있다. 서로에게 업무를 미룬다거나 업무를 못 챙기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소통으로 이런 부분을 미리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제주도 자치경찰위원회도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자치경찰제의 도입 취지는 자치단체와 자치경찰을 결합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보다 안전한 치안을 제공하는 데 있다. 여기에는 어디에 소속돼 있든 구분이 있을 수 없다.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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