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서 우도·표선까지 한눈에
흔들림 적고 안전한 이·착륙 장점

아침 이슬이 내리기 시작한 2일 새벽 4시30분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164의 4번지 목장용지.

동북아시아 최초로 프리미엄급 상업용 관광상품이 될 열기구를 실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트레일러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관계자 여섯명이 승객 탑승용 바스켓(바구니)을 초원에 눕힌데 이어 열기구 풍선을 펼쳤다. 이내 굉음을 내는 중형 선풍기가 풍선 안으로 강력한 바람을 내뿜었다.

열기구 풍선이 어느 정도 부풀어지자 이번에는 프로판가스가 연결된 버너가 강력한 불꽃을 내뿜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워있던 열기구가 똑바로 세워졌다.

이륙 준비가 완료되자 열기구 조종을 맡은 베테랑 조종사인 김종국 ㈜오름열기구투어 대표가 탑승객 11명에게 안전수칙을 설명했다. 곧 이어 버너 두 개에서 강력한 불길이 솟구쳐 오르면서 열기구가 하늘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열기구는 이륙하자마자 5분도 되지 않아 해발 130m 상공으로 자연스럽게 날아올랐다.

제주 동부지역 오름들은 물론 성산일출봉과 우도 사이의 바다로 떠오르는 태양이 숨이 멎을 듯한 풍광을 연출했다.

한 탑승객은 “오늘 시범비행이어서 무료로 탑승했지만 너무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어서 40만원의 탑승료를 곧바로 지불하고 싶을 정도였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남남동풍을 타고 열기구가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방향으로 흘러들어가듯 방향을 바꾸자 10분 만에 오름 한가운데 누군가가 둥그렇게 파놓은 듯 아름다운 곡선형 분화구가 일품인 아부오름 정상을 스치듯 넘어갔다.

아름오름 인근 목초지에서 삼삼오오 모여 풀을 뜯는 소떼와 목장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말들의 모습은 아름다운 풍광에 정겨움을 더했다.

특히 한라산에서 시작된 제주 동부지역 오름군락은 세계자연유산 제주의 신비로움을 그대로 전달하면서 열기구 탑승객들의 감탄사를 연발케 했다.

열기구는 구좌읍 세화리 방면으로 이동하기 위해 고도를 낮췄다가 높여가며 바람이 부는 상공을 찾아 다녔다.

베테랑 조종사인 김종국 대표가 민가에서 흘러나오는 연기의 방향을 보면서 바람이 부는 상공을 찾았고, 이내 열기구는 물 흐르듯 제 방향으로 향했다.

열기구는 1시간7분동안 9.75㎞를 비행한 뒤 제주시 구좌읍 지역 한 휴경지에 착륙했다.

처음 열기구를 탄 탑승객들은 혹시나 큰 충격이 있을까하는 걱정을 했지만 별다른 충격이 없이 가볍게 육지로 내렸다.
 

이날 열기구 탑승객들은 “열기구가 바람이 부는 상공을 찾아다니는데 흔들림이 거의 없었고, 착륙할 때도 항공기보다 오히려 충격이 덜했다”며 “무엇보다도 너무 안정적으로 하늘을 날아가면서 오름과 바다, 섬, 그리고 일출 등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 황홀했다”고 말했다.

김종국 대표는 “송당리를 비롯한 제주도내 곳곳은 새벽시간 바람이 잔잔해지고, 세계 어느 곳보다도 아름다운 풍광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열기구를 타는 데 최적의 조건이다”며 “이 같은 좋은 여건을 활용해 제주를 대한민국 대표 열기구 관광 체험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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