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열기구 관광의 최적지”...“세계적 축제·후진양성에 최선”

소형 화산체인 오름군락으로 둘러싸여 있는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164의 4번지 목장용지.

이곳은 다음 주 중에 동북아시아 최초로 프리미엄급 상업용 열기구 관광상품을 준비하고 있는 김종국 ㈜오름열기구투어 대표(53)의 열기구 이·착륙장이다.

김 대표는 1988년 울산현대중공업에 다니며 취미삼아 행글라이더를 배우면서 이른바 ‘하늘인생’을 시작했다.

틀에 박혀 있는 직장생활에서 벗어나 새처럼 하늘을 날 수 있는 자유로움에 매료된 김 대표는 결국 멀쩡히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경주 인근에 있는 토함산으로 출근, 자유로운 하늘인생을 만끽하게 됐다.

그런데 1년 만에 패러글라이딩 도중 돌풍에 휩쓸려 그대로 바닥에 추락, 척추와 갈비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었다.

이 같은 부상에도 김 대표는 재활에 성공, 패러글라이딩을 대신해 열기구로 제2의 하늘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김 대표는 1994년 필리핀, 캄보디아, 태국 등의 현지공장을 돌며 열기구 제작기술을 배우는 한편 1997년 2월에는 국내 최초로 전북 익산시에서 열기구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특히 1998년 12월30일에는 한·중 수교 2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중국 칭다오시를 출발해 서해를 건너 경기도 용인시에 착륙하는 서해횡단 열기구 비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과 성과에도 국내에서 열기구를 관광상품화 하는 것은 너무나도 머나먼 여정이었다.

김 대표는 대한항공과 힘을 합쳐 열기구 세 대를 외국에서 들여와 관광상품화 하려고 했지만 탑승객 보험제도가 없어 포기하게 되는 등 수많은 시련을 겪게 된 것이다.

결국 김 대표는 캐나다와 아프리카 등 세계 30여 개국에서 열기구 대회 출전과 관광 열기구 조종사로 활약하게 됐다.

그래도 국내에서 열기구 관광상품을 만들고, 후진을 양성해야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못한 김 대표는 2015년 2월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정착하게 된다.

오름군락에 둘러싸인 송당리는 새벽마다 바람이 잘 불지 않아 안개가 자주 끼는 데다 오름과 바다, 한라산을 볼 수 있는 열기구 관광의 최적지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국내 그 누구도 도움을 주지 않을 때 제주 스마트관광 플랫폼 ‘제주패스’를 운영하는 제주지역 향토기업인 ㈜제주비앤에프의 윤형준 대표가 과감히 투자하겠다고 해줘 너무나 기뻤다”며 “세계에서 손꼽을 수 있는 열기구 관광의 최적지인 제주에서 최고의 관광상품과 최고의 대회를 개최하고, 후진을 양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 열기구 관광상품 대상지로 제주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무엇보다도 사업성이 되고, 경관이 뛰어나다. 15년 전에 제주시 구좌읍 다랑쉬오름에 올랐다가 주변 경관이 너무 아름다워서 제주를 열기구 관광상품 대상지로 선정하게 됐다. 그래서 바로 소형 열기구를 가지고 와서 시범비행을 했지만 국내 여건이 너무나도 따라주지 않다 보니 포기하게 됐다. 그런데 이제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송당리 주변 지역은 안개가 많이 끼는 동네인데 이는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서 거기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정석비행장이 이 주변에 위치한 이유도 바로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서 초보자 비행 연습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 아프리카에서 제주로 오게 된 계기는 뭔가.

▶저는 이제 50대 중반인데 아프리카에서 돌아왔다. 아프리카에서 세금 빼고 연봉을 1억원이상 받을 수 있고, 지금도 오라고 하는 회사가 많다. 하지만 국내에서 열기구 관광상품을 꼭 개발하고 싶었고, 후진도 양성하고 싶어서 열기구 관광의 최적지인 제주로 오게 됐다. 한·중·일 열기구 조종사 친구들의 경우는 소형 열기구로 대회 출전 등은 하지만 저처럼 관광상품을 만드는 사람은 내가 최초다. 터키 카파토키아처럼 열기구의 천국으로 만들기 위해 제주를 선택한 것이다. 후배들에게 열기구 비행의 노하우를 전수해서 직접 사업에 뛰어들 수 있게 만드는 게 저의 꿈이자 목표다.

앞으로의 계획은.

▶열기구 조종사 친구들이 아시아에 열기구 축제이자 리그전을 만들고 있는데 한국만 아직 없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 일본도 있다. 일본은 세계 최대 축제를 하고 있다. 한·중·일 열기구 조종사 친구들이 지금도 대회를 한국에서 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제주지역 하늘 전체가 축제장이 될 수 있다. 열기구 리그전의 시합 방식은 타깃을 만들어서 참가한 열기구의 번호가 적힌 오자미를 타깃에 먼저 떨어뜨려 이기는 방식이다. 이 동네, 저 동네에 타깃을 만들어서 오자미를 떨어뜨릴 수 있도록 해서 여러 곳에서 열기구를 볼 수 있도록 하면 제주의 하늘 전체가 축제의 장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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