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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비만 챙기는 영어캠프(상)…전국서 수년째 피해 속출서울 소재 업체 운영 '제주국제영어마을 영어캠프'
유죄 확정에도 허위광고·부실운영 11년째 되풀이
  •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승인 2016.08.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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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서울 소재 한 교육업체가 영어캠프 허위광고와 부실운영으로 전국에서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유죄가 확정됐는데도 수년째 되풀이되고 있다. 뉴스1 제주는 두 차례에 걸쳐 ‘제주국제영어마을 영어캠프’의 실태와 문제점, 해결 방안을 짚어본다.
 

 

2011년 겨울 경남 창원에 사는 A씨는 자녀의 영어교육을 위해 59만8000원을 내고 제주에서 열리는 5박6일 영어캠프를 신청했다. 똑같은 일정에 10만원이 저렴한 반이 있었지만 원어민 학생이 함께 참가한다는 이유로 더 비싼 반을 선택했다. 하지만 원어민 학생은 연평도 사건을 이유로 참가하지 않았고 10만원 환불을 요구했으나 돌려받지 못했다.

같은 해 전북 전주에 사는 B씨도 자녀 교육을 위해 268만원을 내고 29박30일 영어캠프를 신청했다. 그러나 당초 선전했던 원어민 학생은 없고 시설도 열악했다. 겨울인데도 온수가 나오지 않았고 8인 숙소에서 14명이 잠을 자야만 했다. B씨는 계약 내용과 달라 중도해지를 하려고 했지만 캠프 측은 돈을 환불해줄 수 없다고 했다.

전남 광주에 사는 C씨는 2014년 158만원을 내고 영어캠프를 신청했다. 그러나 캠프가 열리기 바로 전날 문자로 태풍 때문에 캠프가 취소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미 비행기 표까지 끊어놓았던 C씨는 보상을 요구했으나 참가비조차 돌려받지 못했다. C씨는 돈도 돈이지만 기대에 부풀었던 자녀의 상심이 더 커서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2015년 제주에 사는 D씨는 59만원을 내고 5박6일 여름캠프를 신청했으나 캠프를 2주 앞두고도 아무런 공지를 받지 못했다. 불안한 마음이 들어 캠프 예정지에 미리 가봤지만 계약이 안 돼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계약이 다소 늦어졌다는 캠프 측의 말을 믿고 기다렸던 D씨는 캠프를 4일 앞두고 문자로 취소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메르스 사태 때문이었다. 환불을 위해 전화를 걸었으나 캠프 측 전화기는 꺼져 있었다.

이처럼 모 교육업체가 수년째 엉터리 영어캠프를 운영해 전국에서 학부모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4일 제주도교육청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에 본사를 둔 해당 업체는 2006년부터 ‘제주’라는 이름을 내걸고 영어캠프를 운영해 왔으며 2011년부터 각종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2011년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부터 시작해 제주시청 인터넷신문고, 국민신문고 등에는 ‘영어마을 피해’, ‘영어마을 대국민 사기행각’, ‘영어마을 피해보상 요구’, ‘영어캠프 알고 보니 대부분 허위’, ‘영어캠프 불법영업 고발’ 등의 민원이 빗발쳤다.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자상거래소비자 보호법 위반 책임을 물어 해당 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당시 공정위는 해당 업체가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23차례 영어캠프를 열어 600여 명의 참가자들로부터 최소 47만9000원에서 최대 268만원을 받아 총 6억여 원을 챙긴 것으로 추정했다.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이하 학원법)상 수강생 10인 이상, 30일 이상 수업을 운영하는 경우 학원으로 등록, 반드시 해당 지역 교육청의 허가를 받도록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긴 점에 대해서는 제주시교육지원청이 고발 조치를 했다.
 

제주국제영어마을 영어캠프 홈페이지 캡쳐화면. 4일 현재 해당 홈페이지는 서비스 기간 만료로 폐쇄된 상태다. 2016.08.04/뉴스1 © News1

학원법 위반으로 유죄 확정 판결까지 받았지만 이 업체는 아랑곳하지 않고 캠프 운영을 계속했고, 2013~2015년에도 환불을 제대로 받지 못한 학생과 학부모는 속출했다.

2011년 1월 조천읍 북촌리 소재 펜션, 2012년 1월 구좌읍 하도리 소재 리조트, 2013년 1월 봉개동 유스호스텔, 2013년 8월 한경면 소재 폐교, 2014년 8월 서귀포 표선면 소재 박물관, 2015년 1월 조천읍 소재 펜션 등 캠프 예정지는 매번 달랐고 결말은 늘 파행이었다.

그런데 개개인별로는 피해금액이 크지 않다보니 사기죄로 고발하더라도 수사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았고, 매번 재판 과정에서는 업체 대표가 피해액을 일부 변제함으로써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일부 피해 학부모들의 증언이다.

결국 2013년 4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환불을 받지 못한 전국 각지의 학부모 34명이 모여 사기죄로 고소장을 접수했고, 올해 2월 서울중앙지법은 업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광고대로 캠프를 운영할 능력이 없음에도 영리를 목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했고 많은 피해자가 생겼다”면서 재범 방지를 위한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제주시교육지원청이 2012년부터 6차례에 걸쳐 무등록 학원으로 고발하면서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고 벌금형(2011년 150만원, 2012년 400만원, 2013년 1300만원)을 선고 받은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업체 대표는 이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기했고, 오는 11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8월 영어캠프 참가자 모집에 나섰다.

전국 각지의 피해 학부모들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떻게 막을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트렸고,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다.

업체 측에서 7월 25일부터 캠프가 열릴 장소라고 밝힌 제주시 구좌읍 소재 수련원에 문의한 결과 업체 측에서 문의는 한 적 있으나 계약은 이뤄진 게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8월 영어캠프에 신청했던 충남의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준 유인물을 받고 신청한 거라서 큰 의심을 안했다”면서 “이상한 곳이라는 걸 알고 환불을 요구했지만 7월28일까지 환불해주겠다고 약속해놓고 전화도 받지 않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영어캠프 불법 운영이 표면 위로 떠오른 지 6년째에 접어들었지만 또 다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한 피해 학부모는 “아이들을 상대로 한 불법행위가 눈에 뻔히 보이는데도 관할 교육청이나 교육부 어느 곳 하나도 나서서 제재해주지 못하는 것이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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