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틀간 제주 코로나19 확진자가 밤사이 증발하는 일이 발생했다. 전날 중간집계에서 존재했던 확진자가 다음 날 0시 기준 최종집계에서는 사라진 것이다.

아침저녁으로 들쑥날쑥 통계가 바뀌면서 제주 도민사회에서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제주 방역당국은 정부의 기준 변경 때문이라고 하고,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그런 일은 없다”고 한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가 된 날은 지난 15일과 16일이었다.

제주 방역당국은 신규 확진자 발생에 대해 당일 오후 5시 중간집계를 발표한 뒤 다음 날 0시 기준 최종집계를 발표한다.

지난 15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당일 발생한 확진자 수는 938명이었다. 그러나 이는 다음 날 16일 0시 기준 총 924명으로 수정됐다. 밤사이 확진자가 늘기는커녕 14명이 없어진 것이다.

이같은 일은 다음 날에도 반복됐다.

16일 오후 5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910명으로 900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다음 날 중대본과 제주도가 0시 기준으로 발표한 신규 확진자는 총 882명이었다. 또다시 확진자 28명이 사라진 것이다.

이를 놓고 논란이 일자 제주도는 정부의 방침을 이유로 들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집계 기준이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통상적으로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발표 전날 0시부터 24시까지 발생한 확진자 수를 의미한다.

하지만 제주도는 지난 13일 중대본이 “확진자 집계 마감시간을 오후 6시까지로 변경한다”는 지침을 전국 지자체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통계는 ‘발표 전전날 오후 6시부터 발표 전날 오후 6시까지’ 24시간 동안 발생한 확진자 수를 집계한다”고 말했다.

제주도의 주장에 따르면 당일 발생한 확진자라도 집계 마감시간이 지나 오후 6시 이후 자정 사이 시스템에 등록된 경우 다음 날 발생 확진자 수와 합산한다.

다시 말해 ‘16일 0시 기준’ 확진자는 Δ14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15일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17일 0시 기준’ 확진자는 Δ15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16일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발생한 수를 집계한다는 설명이다.

통계상 밤사이 확진자가 사라진 것도 이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오후 5시 이전에 확진돼 제주도의 중간집계에는 포함됐지만, 정부의 역학조사시스템에 등록 및 승인되는 시점은 오후 6시를 넘기면서 최종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주도의 이같은 주장과 설명이 알려지면서 도내에서는 중대본이 기준 변경으로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판 여론도 쏟아졌다.

그러나 중대본은 제주도의 주장을 전면 부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대본 위기소통팀 관계자는 뉴스1 제주본부와의 통화에서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통계는 이전과 같이 전날 0시부터 24시까지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의 ‘오후 6시까지 최종집계’ 주장에 대해서는 “효율적인 집계를 위해 지자체별 오후 6시까지 취합한 확진자 수를 우선 보고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후 자정까지 추가 발생한 확진자에 대해서도 포함해 집계한 뒤 0시 기준으로 발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제주도의 집계보다 중대본의 발표 확진자 수가 적은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제주도와 중대본이 확진자 집계 시작과 마감시간을 두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중대본은 확진자 폭증을 감당하지 못하고 집계에 어려움을 겪자 통계를 놓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 된다.

반면 중대본의 주장대로 오후 6시까지 확진자 수는 중간집계에 불과하다면 제주도는 통계 오류에 대해 거짓 해명을 한 것인지, 자체적인 집계 시간 조정을 정부 탓으로 핑계를 댄 것인지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양측 모두 지난 13일 집계 마감시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공문 없이 SNS 내부 연락망을 통해 공지된 사실은 인정했으나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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