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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칼럼] 핵 전쟁에 대한 불길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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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째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매일 뉴스로 들으면서 상상하고 싶지 않는 불길한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전쟁이 뜻대로 되지 않아 코너에 몰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소위 소형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70년 이상 핵무기 개발 경쟁을 벌여온 러시아와 미국은 가공할 파괴력을 가진 대형 핵탄두를 수천 기 보유하고 있지만 소형 핵무기, 이른바 전술 핵무기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 전술핵무기는 30년 전 주한 미군의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하여 이슈화된 적도 있었다.

미국 정부는 전황이 불리해진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생화학무기, 사이버공격,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의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독일의 핵 군사전문가들의 정보와 견해를 인용하며 소형 핵폭탄이 쓰일 가능성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보도하고 있어 관심을 끌었다.
과연 전술핵무기는 얼마나 큰 위력을 가진 것일까. 일반적으로 핵무기 파괴력은 1945년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을 표준으로 삼는다. 히로시마 원폭은 최대 16만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러시아는 히로시마 원폭의 3000배 파괴력을 가진 핵 실험을 했고, 미국은 1000배 파괴력의 핵실험을 했으니 이들 원폭 하나가 투하된다면 뉴욕이나 모스크바가 단번에 잿더미로 변할 것이다.

이에 비해 소형 핵무기는 히로시마 원폭의 절반 또는 3분의 1의 파괴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형이라고 하지만 이게 뉴욕에 투하된다면 사상자가 50만 명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뉴욕과 비슷한 도시 규모를 가진 서울에 소형 핵탄두가 떨어진다면 비슷한 수의 사상자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러시아는 2000개의 소형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미국은 유럽에 100개 정도를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분석가들은 푸틴이 소형 핵무기를 쓸 가능성을 여러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우선 전쟁 초반에 속전속결로 우크라이나를 무력화하려던 전략이 실패하면서 초조해진 푸틴은 러시아 핵무기 부대에 완벽한 준비태세를 갖추라고 명령했던 점을 들고 있다. 또 러시아군은 유럽최대 자포리지아 원자력 발전소를 포격했다. 푸틴은 방사능 누출에 별로 신경쓰지 않고 군사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독일 함부르크 대학의 울리히 큔 교수는 러시아가 몇 년전 북극해에서 핵폭탄 투하 시뮬레이션 실험을 하는 등 재래식 전쟁에서 핵전쟁으로 전환하는 훈련을 해왔다고 밝혔다.

오바마 정부 때 정보업무를 맡았던 공군퇴역 장성 제임스 클래퍼는 러시아가 전장에서 자국군이 불리해질 때 핵사용 허용 기준을 낮췄다며 "지금 러시아는 소형 핵무기 유용성을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틴이 소형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군사목표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별로 살지 않는 곳을 택해서 나토 동맹국이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심리전을 펼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된 후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핵전쟁 가능성이 높았지만 그후 핵무기는 사용되지 않았다. 그것은 핵무기가 히로시마 원폭의 수천배나 되는 파괴력을 갖게 되어 어느 한 나라가 핵공격을 하게 되면 상대국가도 보복 공격을 하게 되어 양쪽 모두 전멸한다는 상호확증파괴(MAD) 개념이 핵 강대국들 사이에 뿌리 깊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핵은 사용할 수 없는 무기로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2차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판단한 푸틴이 상대적으로 파괴력이 적은 소형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나토 동맹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안보 신경이 곤두서 있는 것이다. 특히 막강한 핵군사력을 보유한 중국과 핵탄두 경량화에 여념이 없는 북한, 그리고 이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 주변국의 우려는 지극히 높다.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와 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기울이는 행태를 우리는 지금 보고 있다. 북한은 한국의 정권 이양기에 핵무기를 실어나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실험 발사를 강행했다. 소형 전술핵이든 대형 핵폭탄이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는 물론 나토동맹국과의 대결에서 핵무기를 심리전에 십분 활용하고 있다.

오늘을 사는 한국인들에게 우크라이나는 먼 나라이지만 그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에너지 파동 등 경제적인 요인만은 아니다. 그중 하나가 북한의 핵전력과 핵전략이다. 소형 핵탄두 사용가능성이 얘기되는 우크라이나 상황은 김정은과 북한 군사전략가들에게는 그야말로 학습의 장이 되고 있을 법하다.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 특히 새로 출범할 윤석열 대통령의 핵 안보 짐이 말할 수 없이 무겁다.<뉴스1 고문>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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