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 올라온 아파트 사진 한 장이 도마에 올랐다. 익명의 게시글 작성자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완공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벽면 전체에 다수의 사선 균열(크랙)이 뚜렷한 상태다.

이 사진은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에 빠르게 퍼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아파트 아래 지반의 일부가 가라앉으며 발생하는 침하 또는 부실공사가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12일 뉴스1 제주본부의 취재결과 이 사진 속 아파트는 제주시 영평동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공공임대아파트로 확인됐다.

이 아파트는 국토교통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2016년부터 무주택자에게 공급할 목적으로 추진했으며 A건설사가 시공해 2020년 8월 입주를 시작했다.

현장 확인 결과 해당 사진은 전체 14개동(총 391세대) 중 외부 균열이 가장 심한 1개동을 찍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눈에 봐도 뚜렷한 사선 균열이 창틀 주변과 벽면 전체에 다수 분포해 있었다.

이 공공임대아파트의 다른 건물들과 인근 행복주택아파트에서도 일부 균열이 보였으나 해당 건물만큼 심하진 않은 상태였다.

전문가에 따르면 해당 건물과 같은 다수의 사선 균열은 건축물 침하 증상 중 하나다. 그러나 사선 균열만으로 침하 여부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

침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건축물의 수평 및 수직 상태, 주변 지반 침하 및 균열, 내장재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침하로 인해 건축물에 이상이 생겼을 시 창문을 열기 어렵게 되는 등 다른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건축시공기술사·건설사업관리사(CMP) B씨는 “사진으로 봤을 때 해당 아파트의 균열이 심한 편인 것은 맞다. 창틀 주변의 사선 균열은 침하 증상 중 하나이지만 이것만으로 침하가 발생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침하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철근 콘크리트 건축물에서 균열은 불가피하게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외벽 자재와 내벽 상태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공공임대아파트 건설을 주관한 JDC는 사진에 나온 아파트에 대한 상태 확인에 나섰다. 지난 11일 오후 전문가와 함께 현장 실사를 했으나 아직 건물 침하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JDC 관계자는 “아파트 완공 후 전체적인 점검과 보수를 해왔다. 이전까지 해당 건물의 균열에 대해 직접적으로 민원이 들어온 부분은 없었다”며 “(균열 원인 등에 대해서는)전문가를 통해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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