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제3회 제주비엔날레’가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을 주제로 오는 11월16일 개막한다.

제주도립미술관은 17일 미술관 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3회 제주비엔날레를 내년 2월12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을 중심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제주비엔날레는 지난 2017년 9~12월 처음 열린 격년 미술제 행사로 약 5년간 중단됐다. 당초 2020년 5월 제2회 행사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내부 갈등과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1년 연기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백지화됐다.

우여곡절 끝에 열리는 제3회 제주비엔날레는 오는 11월16일부터 89일간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제주국제평화센터, 가파도 등 10개의 전시공간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물론 퍼포먼스, 큐레이터 심포지엄, 예술 융합 포럼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구성된다.

이번 전시에는 16개국의 60여 명(팀) 작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주요 국내 작가는 강이연, 김주영, 박광수, 박형근, 최선, 윤향로, 이승수 등이다. 국외에서는 자디에 사(캐나다), 레이첼 로즈(미국), 왕게치 무투(케냐), 리크릿 티라바니자(태국), 팅통창(대만) 등이 참여한다. 제주지역 작가 비율은 약 20%다.

이번 제주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을 맡은 박남희 감독은 “이번 전시회는 자연공동체로서의 인류의 생존을 위한 삶의 태도와 예술적 실천에 관한 메시지를 담는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이어 “주제 ‘움직이는 달(Flowing Moon)’은 자연의 시간과 변화의 속성을 포착한 것으로 순환의 메커니즘을 뜻한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불어 닥친 전염병으로부터 인류가 과학기술의 연대와 더불어 전지구적 공생을 위한 자연 질서 회복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가서는 땅(Embracing Land)’은 고른 숨소리와 유연한 걸음으로 이어지는 생동하는 물질의 행위이자 지평을 의미화했다”며 “이러한 개념 아래 이번 전시는 자연과 인간, 신화, 우주 등을 동등한 객체로 보고 그 사이 만남과 떨림, 소통과 공존의 경험을 권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자연공동체의 신화와 역사를 만들어온 양생(養生)의 땅 제주에서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부여받은 본래의 생명 가능성을 예술로 사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모든 객체가 함께 살기 위해 달의 우주적 관용과 땅의 자연적 공명을 실험하는 예술의 장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나연 제주도립미술관장은 5년 만에 열리게 된 이번 비엔날레와 관련해 “미술관이 격년으로 열리는 비엔날레 준비를 전담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제주도에 별도 조직 구성을 요청했으나 우선 전담인력 1명이 들어와 행사를 보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3회 행사를 위해 자문위원회를 별도 구성했다. 박 예술감독과 큐레이터팀이 주제 및 작가 선정 등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행사 실무는 최근 선정한 대행사가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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