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에만 12시간이 걸린 제주 성산항 어선 3척 화재 사고 방화 용의자가 긴급체포됐다.

서귀포해양경찰서는 현주선박방화 혐의로 선원 A씨(50대·남성)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일 새벽 성산항에서 정박 중이던 성산선적 연승어선 3척(29톤·29톤·47톤) 중 한 척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 조사 결과 A씨는 4일 오전 3시11분쯤 본인 소유의 차량을 타고 성산항에 도착했다. 해경이 확보한 CC(폐쇄회로)TV 영상에는 A씨가 성산항에 도착한 후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서 흰색 물체를 꺼낸 후 주유구에 2분여 동안 넣었다가 꺼내는 장면이 포착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현재 해당 물체가 범행에 사용됐는지 등 정확한 범행 방식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이후 병렬로 계류 중인 9척 선박 중 가장 안쪽에 있는 선박 갑판 위로 올라간 뒤 세번째에 있던 화재 피해 어선 B호(29톤)로 넘어갔다.

47분 후인 오전 4시5분쯤 B호 갑판 위로 나온 A씨는 곧바로 차량에 탑승해 현장을 이탈했으며, 잠시 후인 4시23분쯤 세 차례 폭발성 불꽃과 함께 불길이 솟구친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이 같은 범행 정황을 파악하고, 지난 5일 오전 11시45분쯤 성산읍 모처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현재 해경은 A씨가 당시 착용하고 있던 의복 등을 압수하고, 증거 확보를 위해 긴급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현재 A씨는 "당시 술에 취해 있었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제주도에 주소지를 둔 것으로 파악됐으며, 화재 피해를 입은 어선 3척과 관련 있는 선원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관계자는 "A씨에 대해 추가조사 및 보강증거를 확보한 후 현주선박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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