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섬속의 섬' 제주시 우도면에서 특별한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우도는 인구 1700명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연간 최대 200만명이 찾는 대표적 관광지다. 그러나 관광객 증가는 폐기물 특히 플라스틱 증가로 이어졌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등은 우도에서 다회용컵 사용 등 플라스틱 줄이기를 목표로 '청정 우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우도에서 시작한 '작은 혁명'이 대한민국으로 확산하길 바라며 뉴스1제주본부가 10회에 걸쳐 '우도 프로젝트'의 배경과 성과, 참여하는 기관 및 주민 등을 소개한다.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우도의 자연과 해양자원을 보호하고 생물다양성을 보존해 안전하게 여행하겠습니다", "플라스틱 페트병이 자원순환될수 있도록 수거기 사용에 동참하겠습니다" ,"다회용컵과 개인 텀블러를 적극 사용해 일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하겠습니다"(청정 우도 실천 서약)
지난 1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항에는 평일인데도 우도면행 배를 타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성산항 입구에는 '유두!우도(U-do! UDO)'가 새겨진 흰색 티셔츠를 입은 제주관광공사 직원들이 오가는 관광객들에게 '청정 우도 실천 서약'을 권하고 있었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팔라우에도 비슷한 서약이 있다. 바로 팔라우 서약(Palau Pledge)이다.

팔라우에서는 방문객들이 입국 전 환경 보호를 다짐하는 서약을 해야 한다. 여권에 "아름답고 독특한 섬 나라를 지키고 보호할 것을 약속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팔라우는 이 서약만이 아니라 전 수역의 8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상업적으로 어업과 석유 시추 등을 할 수 없다. 산호초에 해로운 성분을 함유한 자외선 차단제도 바를 수 없으며 일회용 플라스틱도 사용할 수 없다.

◇남태평양 섬나라 서약, 바다 건너 우도에서도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의 '청정 우도 프로젝트'는 우라나라의 팔라우 서약이라 할만하다.

'청정 우도 실천 서약'은 도항선에 타기 전 휴대전화를 통해서 하는 디지털 방식이다. 강제성은 없지만 서약하는 것만으로도 관광객이 책임감과 의무를 인식하고 자연스럽게 자원순환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서약에 참여한 관광객 한송이씨(29·여)는 "그동안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들, 가벼운 것들도 신경써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런 서약에 동참하게 돼 영광이다"고 말했다.

청정 우도 프로젝트의 일환인 '유두!우도(U-do! UDO)' 캠페인은 크게 다회용컵 사용과 페트병 분리수거 등 두가지로 나뉜다.

현재까지 우도 카페 9곳이 다회용 컵 제공 매장으로 참여하며 도항선 대합실 2곳에도 다회용 컵 무인 반납기가 설치됐다. 제주관광공사는 캠페인이 진행되면서 참여 카페가 더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다회용컵은 16온스(그란데)와 21온스(벤티) 사이즈로 PP(폴리프로필렌)소재로 된 친환경컵이다.

수거한 다회용컵은 제주도 본섬에 있는 세척장에 보내 7단계 공정을 거쳐 씻은 뒤 카페에 재공급한다. 2023년 우도 내에 전용 세척장이 지어지면 운반 과정이 한층 더 편리해진다.

다회용컵은 음료를 구입하면서 보증금 1000원을 함께 지불하고 반납할때 돌려받으면 된다. 카페에 따라서 현금이 아닌 모바일 포인트로 지급하는 곳도 있다. 스타벅스가 지난해부터 다회용컵을 도입해 MZ세대 등 젊은 층에게는 비교적 익숙한 절차다.
 

다회용컵 사용에 참여한 우도 내 한 카페에는 한무리의 초등학생들이 줄서서 컵 반납을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능숙하게 다회용컵을 반납하고 포인트를 챙기는 아이들을 보니 미래세대에게 자원순환은 '특별한 행동'이 아니라 일상이 될 것임을 기대하게 했다.

자녀들과 카페에 방문한 관광객 구평모씨(40)는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도 할 수 있는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좋았다"고 말했다.

이 카페를 운영하는 김찬희씨(54)는 "모든 우도의 상점이 다회용 컵을 사용해서 깨끗한 청정 우도가 되고 나아가 우리나라가 깨끗한 자연을 보호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페트병 분리수거기는 천진항과 하우목동항, 하고수동 해변, 오봉리클린하우스 ,중앙동 클린하우스에 설치됐다. 산호해수욕장과 검멀레 해변 등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는 이동형 수거기가 수시로 드나든다.

수거한 페트병은 선별작업을 거쳐 재활용업체로 보내 고품질 폐플라스틱으로 재탄생한다.

강봉석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혁신그룹장은 "제주도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우도를 자원순환의 롤모델로 만들어 제주는 물론이고 전국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제주관광공사의 후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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