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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우도]④다회용컵 믿을 수 있는 이유…'이 사람들 있어서'

[편집자주]'섬속의 섬' 제주시 우도면에서 특별한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우도는 인구 1700명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연간 최대 200만명이 찾는 대표적 관광지다. 그러나 관광객 증가는 폐기물 특히 플라스틱 증가로 이어졌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등은 우도에서 다회용컵 사용 등 플라스틱 줄이기를 목표로 '청정 우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우도에서 시작한 '작은 혁명'이 대한민국으로 확산하길 바라며 뉴스1제주본부가 10회에 걸쳐 '우도 프로젝트'의 배경과 성과, 참여하는 기관 및 주민 등을 소개한다.
 

안중산 행복커넥트 에코제주센터 매니저가 세척한 다회용컵의 오염도 측정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에코제주센터에서 세척한 컵들은 대부분 식품안전기준인 200RLU보다 훨씬 낮은 30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아아…우리의 자존심이 허락하지를 않네요. 평소에 비해서 지나치게 높게 나왔습니다."

20일 오후 제주시 신성마을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행복커넥트'의 다회용컵 세척장소인 '에코제주센터'에서 안타까운 탄성이 터져나왔다.

세척을 모두 마친 다회용컵을 무작위로 꺼내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RLU(Relative Light Unit)가 86을 기록한 것이다.

식품위생 안전기준이 200RLU이니 86RLU여도 충분히 깨끗한 컵이지만 에코제주센터 직원들에게는 용납하기 어려운 수치였던 모양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곳에서 작성한 다회용컵의 RLU 목록을 살펴보면 20~30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0'을 기록한 적도 있었다.

바로 쓸수 있는 일회용 종이컵이 125RLU, 가게에서 산 새 컵도 설거지를 하기 전에는 200RLU 이상이다. '새 컵'보다 더 깨끗한 '헌 컵'의 탄생이었다.

'청정 우도 프로젝트'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인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지만 이 프로젝트의 핵심기술 역시 인류의 발명품이다.

SKT의 AI 기술을 활용한 ICT기반 다회용컵 순환 서비스 '해피해빗(Happy Habit)'이 그것이다. 해피해빗은 다회용컵 공급에서부터 대여, 수거, 세척 재공급까지를 일컫는다.

ICT 무인반납기에 빈 플라스틱컵을 반납하면 보증금 1000원을 환불받고 컵은 전문 세척장으로 수거된다. 수거된 컵은 7단계 공정을 걸쳐 깨끗이 씻은 후 카페로 재공급된다. 수명이 다 된 컵은 폐기한 후 다른 용도로 재활용한다.

이 해피해빗 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기업이 SK행복나눔재단이 출연한 비영리 법인인 행복커넥트다.

 

 

 

 

다회용컵 초음파 세척기
◇꼼꼼하다 못해 치열한 세척 과정
해피해빗 전용 다회용컵은 16온스(그란데)와 21온스(벤티) 사이즈로 PP(폴리프로필렌)소재로 된 친환경컵이다.

다회용컵은 그란데 기준 높이 140mm, 최대 용량 473ml, 벤티 사이즈는 162mm, 633ml다.

전문기관에서 환경호르몬 불검출과 적합성 검증을 받았고 70회 이상 재사용한 뒤 100% 재활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다회용컵에 그려진 바코드를 통해 몇번 사용했는지, 어디에서 사용했는지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코로나19를 경험한 국민들은 "아무리 깨끗하게 씻는다지만 남이 사용한 컵으로 음료를 마신다니"라고 우려할 법도 하지만 에코제주센터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다회용컵의 세척 과정은 꼼꼼하다못해 치열해보일 정도였다.

다회용컵 세척장에 들어서자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세척에 50~80도의 고온수를 사용해서다.

 

 

 

 

 

 

다회용컵을 고압물줄기로 2차 세척하는 모습.

해피해빗 다회용컵은 재공급까지는 무려 7단계의 공정을 거친다.

초음파 세척기에 사용된 컵을 넣어 이물질을 제거하는게 가장 먼저다.

거품이 부글부글 일어나는 세척기 안에 들어간 다회용컵들은 느긋하게 초음파 샤워를 즐긴다.

초음파 세척이 끝난 다회용컵은 애벌 세척 후 고온과 고압물줄기로 2차 세척을 한다.

온풍으로 물기를 말린 컵은 UV(자외선)로 살균 건조를 한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직원 2명이 세척 과정에서 놓친 오염이 없는 지 컵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피는 검수 작업을 한다.

기자가 직원들이 재세척을 결정한 컵을 살펴봤지만 별다른 흠이 없어 보였다. 직원이 손으로 가리켜서야 얼핏보면 지나칠게 뻔한 아주 작은 얼룩이 묻어 있었다. 그만큼 세척만큼이나 검수도 까다롭다는 얘기다.

검수가 끝난 컵은 세척공장의 왕고참들인 반장과 부반장의 최종 검수에서 'OK' 사인이 떨어져야 ATP(유기물 오염도)와 잔류세제 검사를 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검수까지 마친 다회용컵의 오염도는 안전기준인 200RLU는 물론이고 그보다 한참 아래인 30 이하가 대부분이다.

 

 

 

 

 

 

세척한 컵을 검수하는 에코제주센터 직원들

물론 재활용이 불가능한 불량컵이 없는 것은 아니다. 흠집이 있거나 색깔이 있는 음료를 장기간 넣어둬서 누렇게 변한 컵 등은 오염도 여부와 관계없이 재활용하기가 어렵다.

해피해빗은 지난해 7월 스타벅스 제주 매장 4곳에서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전국 카페 프랜차이즈와 소상공인, 기업·기관 사내카페, 대학교 등에 점점 퍼져나갔다.

지난달에는 우도 카페 9곳과 도항선 대합실 2곳 등 11대의 다회용컵 무인반납기를 설치했다. 제주도는 2023년 우도 내에 에코제주센터와 같은 전용 세척장을 지을 예정이다.

그동안 해피해빗을 통해 절감된 1회용 플라스틱컵은 400만개, 일렬로 쌓으면 560km로 에베레스트산의 63배 높이라고 한다.

에코제주센터에 하루 들어오는 다회용컵량만해도 8000~1만개에 달한다고 한다.

안중산 행복커넥트 에코제주센터 매니저는 "해피해빗 사업 초창기보다 10배 이상 처리 물량이 늘어났고 앞으로 다회용컵 사용이 많아지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여 작업공간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환경 보호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대부분 도민들로 채용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호 SK텔레콤 ESG 추진담당 부사장은 "해피해빗을 사용하는 소비자 80% 이상은 환경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다회용 컵의 위생이나 사이즈 문제, 반납 속도 및 환불 수단 다양화 등의 의견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라고 했다.

 

 

고동명 기자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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