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지난해 제주도정의 사업 중 계획 변경 및 취소로 인해 집행되지 못한 예산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양경호)는 5일 제409회 제1차 정례회를 속개, 2021회계연도 제주도 결산, 예비비 비출 및 기금운용 결산에 대해 심의했다.

제주도의회 검토 결과 지난해 제주도 일반회계 예산 중 1696억4300만원의 집행잔액이 발생했다. 이 중 54.4%(922억여 원)는 지출잔액이며 16.06%(272억여 원)는 예비비다.

특히 계획변경 등 집행사유 미발생으로 인해 204억여 원(12.07%)이 남았다. 이는 전년도 57억여 원 대비 세 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이에 예산 편성 단계부터 사업의 필요성, 추진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국별로 보면 집행잔액 비율이 높은 부서는 지방노동위원회(22.03%), 해양수산국(12.51%), 문화예술진흥원(10.96%), 서울본부(10.92%), 의회사무처(10.57%), 총무과(9.44%)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부서별로 편성된 ‘국외업무여비’, ‘민간인국외여비’, ‘행사운영비’, ‘행사실비지원금’ 등은 상당수가 전액 미집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세출결산 예산 1000만원 이상 세부사업 중 55개 사업은 전혀 예산이 집행되지 않아 504억3900만원이 남았다.

특히 ‘실내 영상 스튜디오 조성사업(1400만원)’, ‘강정마을 공동체회복사업(1800만원)’ 등은 전년도에 이월된 예산 전액이 그대로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고의숙 교육의원(제주시 중부)은 초등학생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다함께돌봄센터’ 관련 일부 사업 예산이 전액 미집행된 사실을 지적했다.

고 의원에 따르면 국비 매칭 사업인 제주시의 ‘다함께돌봄센터 설치비 지원’, ‘기자재비 지원’은 집행률 0%를 기록했다. 서귀포시의 ‘다함께돌봄센터 리모델링비 지원’ 사업비는 집행률 33.3%에 그쳤다.

고 의원은 “지난해 다함께돌봄센터 일부 사업이 전액 불용되는가 하면 한 개의 센터도 설립하지 못해 국비를 반납하기도 했다”며 “예산의 적시성, 도민 삶에 대한 체감이나 공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하성용 의원(더불어민주당·안덕면)은 신장장애인을 위한 지원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은 데 대해 비판했다.

하 의원은 “국가지정병원 내 신장장애인 음압병실 투석 장비를 지원하기 위한 6600만원이 전액 불용됐다”며 “서귀포에 사는 투석환자 절반 이상은 제주시로 원정을 오는 데 서귀포의료원 등에도 지원할 수 있지 않았느냐”고 따져물었다.

답변에 나선 황순실 제주도 방역총괄과장은 “사업 대상이 제주대학교병원으로 한정됐는데 병원 측에서 자체적으로 장비 5대를 임대해 설치하는 바람에 지원할 시기를 놓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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