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시내 붕어빵 파는 곳 어디에 있나요?”

제주 한라산에 첫눈이 내리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길거리 간식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어묵, 호떡, 군밤 등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데 가장 많이 찾는 겨울철 간식 중 하나가 붕어빵이다.

최근 제주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거의 매일 붕어빵 파는 점포 위치를 묻는 글이 올라온다. 소위 말하는 ‘붕세권(붕어빵과 역세권의 합성어)’을 찾는 것이다.

제주시에서는 길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 자체가 드물뿐더러 점포 특성상 날씨 등에 따라 문을 여는 날짜와 시간 맞추기도 쉽지 않은 탓이다. 날씨가 궂은 날이면 붕어빵 구하기는 더 쉽지 않다. 비가 내린 지난 3일 밤 8시 즈음 제주시 연동 붕어빵 가게와 노형동의 붕어빵 트럭은 모두 문을 닫았다.


특히 올해는 제주시내에서 붕어빵 노점상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 겨울철마다 매장 입구 한 켠에서 붕어빵을 팔던 제주시 도남동의 A마트는 올해 고구마만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A마트 관계자는 “아무래도 재료값이 많이 올라 붕어빵을 팔기 어려워졌다. 아쉽지만 군고구마만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붕어빵 판매자들도 재료값 상승에 한숨을 쉬었다. 매년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제주시 일도2동의 붕어빵 트럭 주인은 “붕어빵 재료값이 예년에 비해 60%정도 오른 것 같다”고 전했다. 이곳의 붕어빵은 1개당 1000원이다.


‘붕어빵 4~5개에 2000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재료값이 크게 오르며 붕어빵 가격도 인상된 것이다. 제주시내 대다수 점포는 붕어빵 1개당 700~800원선에 판매하고 있다.

이같은 붕어빵 가격 상승은 최근 치솟고 있는 제주지역 물가를 실감케 하고 있다. 제주도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11월 기준 109.97로, 전년 동월 대비 5.3% 상승했다.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111.34로, 전년 동월 대비 5.0% 올랐다.

제주도민 B씨(38)는 “요즘 우스갯소리로 가슴 속 3000원을 품고 다닌다고 하는데 그래도 많아야 붕어빵 3~4개를 사먹을 수 있는 것”이라며 “2000원으로 붕어빵 3개도 사기 힘든 시대가 온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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