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제주=뉴스1) 정연주 윤왕근 홍수영 박채오 기자 = 설 연휴 마지막날인 24일 전국 곳곳에 내려진 대설·한파특보로 빙판길 사고와 계량기 동파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공항 항공편이 모두 결항되면서 귀경길에 오른 4만여 명의 발이 묶였다.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서울과 인천, 경기, 강원, 충북, 충남, 경북 등 90곳에 한파 경보가 유지되고 있다.

부산과 대구, 인천 옹진, 울산, 충북, 제주, 울릉도, 독도 등 79개 구역엔 한파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전국 해안가와 제주엔 강풍특보가, 전 해상엔 풍랑특보가 내렸다.

강원 철원은 영하 15.7도, 경기 파주 영하 14.7도, 서울 영하 13.4도, 충북 제천 영하 13도, 부산 영하 5.9도 등을 기록 중이다.

평년보다 10~15도 낮은 추운 날씨는 25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5일 아침 기온은 중부 영하 15도, 남부 영하 10도 이하다. 25일 오후부터 기온이 올라 26일엔 평년 기온을 회복할 예정이다.

많은 눈도 내린다. 현재 제주 산지와 전남 강진, 전북 고창, 울릉도, 독도 등에 대설 경보가 내렸고, 광주와 제주(산지 제외), 전남, 전북엔 대설 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25일 낮까지 3~10㎝의 눈이 추가로 내릴 전망이다. 또 25일 늦은 밤부터 26일까지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24~25일 예상적설량을 보면 제주 산지와 울릉도, 독도에 10~20㎝, 많은 곳은 30㎝ 이상이 내릴 전망이며 전라 서부와 제주(산지 제외)는 3~10㎝, 많은 곳은 15㎝ 이상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밤부터 26일까지 예상적설량은 수도권과 충청권, 강원·경북 내륙에 2~7㎝, 많은 곳은 10㎝ 이상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며, 전북은 1~5㎝ 내릴 전망이다.

현재 도로 12개소와 내장산 등 6개 국립공원 140개 탐방로가 통제 중이며, 여객선 86개 항로 113척과 항공기 338편이 결항됐다.

전편 결항된 제주공항엔 여정 변경을 문의하는 승객 등으로 붐볐다.

이에 설 연휴 마지막날 제주공항에 발이 묶인 귀경객과 여행객은 약 4만3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선착순으로 남은 좌석을 받아야 하는 만큼 국내선 3층의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각 항공사 발권 데스크마다 50m 이상의 긴 대기줄이 늘어서는가 하면 대체 항공편을 묻는 전화도 빗발쳤다.

공항 대합실에서는 이용객들이 지친 모습으로 자리에 앉아 도시락을 먹거나 전화통화로 가족 또는 회사에 상황을 알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공항 내 편의점과 커피숍 등도 체류객들로 붐볐다.

중대본은 "제주공항 출발 260편이 전면 통제 중이며, 공항엔 여정 변경 문의 승객 500여 명 외 체류객은 없다"며 "야간체류객 발생 시 제주항공청에서 '종합지원상황실'을 운영해 체류객 대중교통과 비상 물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빙판길 사고와 계량기 동파(68건) 피해도 이어졌다.

특히 눈에 강풍까지 분 제주에 피해 접수가 잇따랐다. 소방안전본부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안전조치 19건, 구급활동 11건 등 총 30건의 사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제주시 노형동에서는 오전 11시8분 주행하던 버스가 미끄러져 신호등을 들이받아 탑승객 2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애월읍 광령리와 구좌읍 김녕리에서도 눈길로 인한 교통사고가 발생해 7명이 병원으로 실려갔다.

제주시 연동과 서귀포 표선면, 서호동 등에서는 보행자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잇따라 6명이 각각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강풍에 의해 간판과 통신선, 나무 등이 날아갔다.

부산에서도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43건 접수됐다. 오전 6시8분쯤 중구 남포동의 한 상가에서 간판이 떨어졌고 영도구 청학동에선 건물 외장재가, 사하구 장림동에선 건물 유리창이 떨어졌다. 오후 2시44분쯤 영도구 동삼동 한 아파트 앞 도로에 수도관이 파열됐다.

한편, 중대본은 한파·대설 특보에 따라 23일 오후 7시부터 비상1단계를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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