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가 오는 2025년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의 유치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APEC 유치 도전을 선언한 지방자치단체는 제주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05년 국내 첫 회의를 연 부산을 비롯해 인천, 경주도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 20년 만에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국 정상과 각료들이 모이는 연례회의로, 도시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효과도 있어 각 지자체의 경쟁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5일 APEC 정상회의 유치 의사를 공식화했지만 제주도가 이번 유치전을 준비해 온 것은 2020년부터였다. 2005년 부산에 밀려 고배를 마셨던 만큼 일찍이 설욕전에 나선 것이다.


제주도는 2020년 9월 제주관광공사, 제주컨벤션뷰로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제주유치추진준비단’을 구성했으며 2021년 4월 조직을 확대 구성하고 외교부와의 협의 등에 나섰다. 앞으로는 ‘범도민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전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다.

오 지사는 이날부터 오는 27일까지 APEC 사무국이 있는 싱가포르를 직접 방문해 제주의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국제회의 기반시설을 강조하고 도민 염원을 전달할 계획이다. 두 번째 도전인 만큼 이번엔 반드시 회의 유치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4각 경쟁구도로 펼쳐지는 이번 유치전에서의 승리를 쉽게 장담할 수는 없다.


부산시는 2005년 회의를 한차례 개최한 경력이 있고 재유치를 통해 글로벌 도시로서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할 계획이다. 유치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APEC 정상회의 재유치의 당위성, 2030 부산세계박람회와의 시너지 효과 등을 담은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를 2회 연속 개최한 도시로는 페루 리마와 말레시이아 쿠알라룸푸르, 뉴질랜드 오클랜드, 칠레 산티아고 등이 있다.

인천시 또한 의지가 강하다.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접근성과 녹색기후기금 등 국제기구가 활동하는 글로벌 도시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해 2월 싱가포르에서 APEC 사무총장을 만나 유치 의사를 밝히는가 하면 12월 ‘APEC 정상회의 범시민유치위원회’를 출범했다.

경주시는 전담조직인 ‘APEC 경주 유치 TF팀’을 신설했으며 범시민추진위원회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세계문화유산도시라는 점을 부각하며 약점으로 꼽히는 숙박시설 확충 등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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