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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여행사 유커 독점 '싸구려 관광' 질적 성장 걸림돌[제주-중국 갈등 해법을 찾자] 3.'풍요 속 빈곤' 제주 관광
초저가 여행 상품 규제·전담여행사 지정 제도 등 개선해야
  •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승인 2016.09.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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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제주지역에서 중국계 자본 진출 확대와 함께 중국인에 의한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제주도민과의 갈등과 오해가 커지고 있다.
난개발의 중심에 중국계 자본이 있는 것처럼 인식되고, 중국인이 사들인 상가의 임대료 폭증으로 상인들과 마찰이 빚어지는데다 강력범죄까지 이어지면서 도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지역 내 중국계 자본 유입과 강력범죄 증가가 낳는 문제점, 이에 대한 해결 방안 등을 4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제주도가 외국인 관광객 300만 명 시대를 연 데에는 '유커(游客)'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공이 컸다.

지난 한 해 동안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총 262만4260명. 이 중 중국인 관광객이 전체 85%에 달하는 223만7363명이다.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8명이 중국인인 셈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50% 이상 늘어난 가파른 성장세다. 특히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 여파가 일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치로만 보면 제주 관광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저가관광이 횡행하고 있는 데다 중국계 여행사의 독점 행태가 더해지면서 향토 업체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는 주객전도의 상황에 직면했다.
 

중국인들이 대거 몰리는 제주시내 모 면세점 앞 거리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다. 뉴스1DB © News1

◇ 中, 저가관광에 유커 독과점…질적 성장 걸림돌
제주도에 따르면 중국 현지 여행사들은 제주행 중국인 관광객을 모집할 때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지상비를 제시한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 1위 업체인 시트립(셰청·携程)의 경우에도 중국 톈진과 제주를 오가는 4박5일 일정의 여행상품을 한화로 약 17만원 밖에 안 되는 1000위안대에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야말로 초저가다.

문제는 제주에 있는 중국계 여행사들이 중국인 관광객들의 제주 여행을 완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화청여행사 등 제주도내 3~4개 중국계 여행사의 중국인 인바운드 시장 점유율은 90%, 화교 여행사를 합하면 98%에 이른다. 제주 향토여행사의 점유율은 2%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제주 중국계 여행사들은 업계 관행에 따라 중국 현지 여행사에게 관광객 수 만큼의 돈(인두세·人頭稅)를 내고 대규모 단체 관광객을 사오고 있다. 사실상 이들에겐 남는 게 없는 장사인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일명 '마이너스 투어 피(Minus Tour Fee)', '노 투어 피(No Tour Fee)'로 불리는 쇼핑 위주의 관광 일정으로 식당, 기념품점, 면세점 등으로부터 수수료(리베이트)를 챙겨 손실을 메우고 있다. 면세점 수수료만 해도 1조원 이상의 규모다.

결국 여행사에게 수수료를 줘야 하는 업체들도 관광객들을 상대로 '바가지'를 씌워 수입을 올리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시 연동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몰리는 대표적인 명소인 바오젠거리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다. 뉴스1DB © News1

◇ 향토업체 경영난 심각…'싸구려·바가지' 인식 우려도
이로 인해 제주 향토업체들의 경영난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다.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A씨(49)는 "주변 동료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면서 "정말 먹고 살기 힘들어 못 살겠다"고 성토했다.

A씨는 "쉽게 말해 중국인들끼리 제주여행을 헐값에 사고 파는 형국인데,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제주 여행사가 왜 필요하겠느냐"며 "그나마 의지하는 건 송객 수수료지만 이젠 손님 자체가 없으니 수입은 제로"라고 말했다.

인근에서 기념품점을 운영하는 B씨(50)도 "당연한 일이겠지만 중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들은 화교나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상점으로 관광객들을 보낸다"면서 "올 들어 매출이 절반 아래로 떨어져서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제주로 유치하는 데 대한 주도권은 중국 현지 여행사와 제주도내 중국계 여행사에게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저가관광 구조개선을 위해 합당한 경비를 지급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저가관광에 따른 '싸구려 관광지', 리베이트에 따른 '바가지 관광지' 이미지에 대한 회복도 더딜 수밖에 없는 상황.

제주도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도 개별관광객 보다 단체관광객의 경우에 더 낮게 나타나고 있어 제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 웨이씨(40)는 "단체로 제주에 여행왔는데 비싼 값에 쇼핑한 것 밖에 기억이 안 난다"면서 "솔직히 제주는 두 번 갈 만큼의 여행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도청사© News1

◇ 질적성장 위해 제도적 규제 마련 절실
지금 제주 관광은 말 그대로 '풍요 속의 빈곤'이다. 양적인 성장은 이뤘지만 질적인 성장은 매우 뒤떨어진 상황. 이의 보완을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제주도관광협회는 관련 법적 규제를 마련하고, 특정 소수 중국계 여행사의 독점구조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관광진흥법을 개정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전담여행사 지정 권한을 제주도지사로 이양해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제주도 차원에서 '우수 여행상품 인증제도'를 도입해 관광의 질을 향상시킬 것을 지속 건의하고 있다.

김영진 제주도관광협회 회장은 "그동안 제주도 관광정책이 숫자에만 치중하다 보니 지금에 와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관리 시스템을 갖춰야 제주관광에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도 법적 규제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한편, 추가적인 지원책 등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중국 저가 단체여행상품에 대한 규제기준을 법제화한 뒤 초저가 단체 여행상품에 대해서는 강력한 행정지도를 하는 한편, 소비자가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상품개발을 지원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이승찬 제주도 관광국장은 "사실상 중국과의 국제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독자적으로 대응책을 추진한다고 해서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면서 "내부적으로 크게 손을 볼 수 없는 만큼 대정부 건의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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