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제주 성당에서 기도를 하던 김성현씨(61·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중국인 관광객 첸궈레이씨(50)는 경찰 조사에서 “누군가 내 머리에 칩을 심어 조종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22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첸씨는 김씨가 지난 18일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자 눈물을 흘리며 이같이 진술했다.

이는 지난 17일 도주한 지 7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을 당시 진술과는 차이가 있다.

당시 김씨는 “바람을 피우고 도망간 전 부인 2명에 대한 원한이 있었는데 성당에 들어갔다가 기도하는 여성을 보니 나쁜 감정이 들어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김씨가 범행 이틀 전인 15일 제주시내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하고 16일에는 사건 현장을 두 차례나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우발적이 아닌 계획적·고의적 범행으로 판단했다.

이에 경찰은 계획적 범행을 은폐하고 형을 감경받기 위해 비합리적인 진술을 하는 건 아닌지 알아보기 위해 첸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증거분석을 의뢰했다. 또 중국당국에 첸씨의 병원치료 및 범죄경력, 가족관계에 대한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경찰은 첸씨의 정신건강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프로파일러에 감정을 의뢰하기도 했다.

감정 결과 망상장애에 의한 비합리적 사고가 범행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나, 동생의 전화번호와 주소를 정확히 암기한 점에 비춰 조현병(정신분열증) 증상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은 정확한 정신건강을 판단하기 위해 정신감정 유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나 감정기간이 통상 1~3개월 소요됨에 따라 향후 검찰 수사 단계에서 중국 측에 요청한 자료 등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건 현장검증은 22일 오후 1시30분 해당 성당 선전에서 진행된다. 현장검증은 성당 측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진행되며 끝난 뒤에는 첸씨의 얼굴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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