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 나쁜 놈아, 왜 내 친구 데려가!” “뭐 하러 제주 땅까지 들어와서 이런 짓을 해!”

제주 성당에서 기도 중이던 김성현씨(61·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첸궈레이씨(50)의 현장검증이 22일 해당 성당에서 열렸다.

첸씨가 성당 마당으로 들어서자 첸씨를 보기 위해 나와 있던 신자 100여명이 크게 동요했다.

호송차량에서 내린 첸씨가 고개도 숙이지 않고 태연하게 들어서자 일부 신자는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

숨진 김씨의 친구라고 밝힌 한 여성 신자가 “왜 내 친구를 데려가느냐”고 울부짖으며 첸씨를 향해 달려들자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다.

경찰에 이끌려 성당 안으로 들어간 첸씨는 10분여 만에 김씨를 살해하는 장면을 재연한 뒤 바깥으로 나왔다. 살해현장 검증은 성당 측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첸씨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자 신자들은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어쩜 저렇게 태연할 수 있느냐”며 또다시 분노를 터트렸다.

몇몇 신자들은 중국말로 해야 알아듣는다며 첸씨를 향해 “화이렌(나쁜 놈)”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첸씨는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현재 심정을 묻는 질문에는 “나는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평상시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첸씨의 대답을 들은 한 신자는 “루치오(김씨의 남편 세레명)가 루시아(김씨 세례명)의 임종 직전에 용서하자고 말했다”며 “유족의 심정을 알아야지 뭐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첸씨가 떠난 뒤에도 상당수 신자들은 30여분간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신자 송은경씨(73)는 “지금의 분노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저 사람은 죄의식도 없느냐. 어떻게 저렇게 고개를 치켜들고 현장검증을 받을 수 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묵묵히 자리를 지키던 김일환씨(64)는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저 중국인이 저가관광으로 제주에 들어와서 이런 일을 벌였는데 다른 제주도민들도 안전하다는 보장이 있느냐”며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첸씨는 지난 17일 오전 8시45분쯤 제주시 연동에 있는 모 성당에 들어가 기도를 하고 있던 김성현씨(61·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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