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성공신화 우리가 열어요] 7. 한국뷰티고 취업자 인터뷰
JDC면세점 합격자 양하린·고수연양, 헤어디자이너 양민주씨

[편집자 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역 특유의 학력 선호로 빚어지는 특성화고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중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지원 정책들을 펴고 있다.
뉴스1제주는 ‘고졸 성공신화 우리가 열어요’를 주제로 14회에 걸쳐 이 같은 제주도교육청의 특성화고 지원 정책과 특성화고별 운영 방향,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 성공 사례 등을 소개한다.

바른 인성과 전문 기능을 갖춘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특성화고가 있다. 바로 한국뷰티고등학교다.

뷰티고에서 전문 미용 기술을 익힌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오길 잘했다”고 말했다. 뚜렷한 꿈을 가질 수 있게 됐고 남들보다 일찍 사회에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돼줬기 때문이다.

그저 ‘학생이니까 당연히 해야 하는 공부’에서 벗어나 온 신경을 전문 기술을 익히는데 집중한 학생들은 사회뿐만 아니라 행복에도 한 발짝 더 먼저 나아가고 있다.

◇ JDC 면세점 합격자 양하린·고수연 “맹목적인 대학진학 의미 없어”
 

한국뷰티고 3학년 고수연·양하린양(19)은 지난 8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지정 면세점이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진행한 취업 교육을 받은 뒤 4주간의 실습을 거쳐 면세점 내 화장품 업체 맥(MAC)에 취직했다.

메이크업을 전공한 고양은 “고객들에게 맞는 제품을 추천해주는 게 재밌다. 전공을 살려서 사람들을 꾸며줄 수 있는 직업을 갖게 돼 많은 자부심을 느낀다”며 신입사원으로서의 설렘과 열정을 내비쳤다.

뷰티고에 진학하면서 무의미했던 삶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는 고양은 “사실 학교에 흥미가 없어서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검정고시를 볼 생각이었다”며 “그런데 꾸미는 걸 좋아하니 미용을 전문적으로 배워보는 게 어떻겠냐는 부모님의 권유에 진학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양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뷰티고라고 하면 헤어만 배우는 줄 아는데 피부, 네일아트, 메이크업도 배울 수 있다”면서 “메이크업의 경우 국가자격증이 생겨서 자격증 취득 위주로 공부를 하게 되는데 현재 필기에 합격해 실기시험을 앞둔 상태”라고 말했다.

헤어·피부관리·네일아트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고양은 “3학년 때 메이크업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하면서 드디어 적성에 맞는 걸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한테 맞는 과목을 찾으니 학교 가는 게 즐거워졌다”고 털어놓았다.

고양은 이어 “학교에 다니길 원치 않았던 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달라진 나를 느낄 수 있었다”며 “친구에게 메이크업을 해서 잡앤조이라는 잡지에 보내 실린 적도 있고 주변에 사진작가를 수소문해서 포트폴리오도 따로 만들면서 인생의 재미를 알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고양은 “좀 더 빨리 시작했더라면 지금 갖고 있는 포트폴리오를 두 배 이상으로 쌓았을 것인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면서 “앞으로는 학년별로 교과과정을 정하지 않고 1학년 때부터 본인이 원하는 걸 선택해 배울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로를 정해지자 취업으로 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도내 특성화고 학생 취업 활성화를 위해 공기업인 JDC에서 직무능력 교육을 하는데 적극 나섰고, 이를 활용해 평소 관심이 있었던 JDC면세점 내 화장품 업체에 올 수 있게 됐다.

고양이 망설임 없이 취업을 곧바로 선택한 이유는 메이크업에 있어서는 ‘실전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양은 “누군가의 권유가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 일찍 사회에 나온 만큼 남들보다 더 일찍 성공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마흔까지 20년 정도 경력이 쌓이면 어느 정도 위치에 설 수 있게 될 거고 그땐 대학에 진학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험과 경제적인 능력을 쌓은 뒤 대학 진학을 하겠다는 고양은 “화장법도 중요하지만 화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일단 베이스가 뒷받침 돼야 한다. 그래서 나는 직접 기초 화장품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고양은 이어 “나는 내 존재가치를 높이고 싶다. 일단 지금은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에 여기에 집중을 하고 차차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싶다”면서 “내 인생의 열아홉은 딱 한 번뿐이기 때문에 지금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을 하니 상상했던 것보다 더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양양은 “사실 특성화고는 공부하기 싫어서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문적인 기술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들어왔으면 한다”며 “무엇보다 뚜렷한 목표가 생겨야 삶이 즐거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양은 이어 “주변에서 남들 다 있는 추억이 없으면 되겠느냐며 대학 진학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아직 생각은 없다”며 “단순히 추억을 쌓으려고 대학생활을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뒷받침이 되고 배우고 싶은 게 생기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 헤어스케치 헤어디자이너 양민주 “특성화고 진학은 최고의 선택”
 

지난해 한국뷰티고를 졸업하고 제주시내에 위치한 ‘헤어스케치’라는 미용실에 취직한 양민주씨(20·여)는 2년이 흐른 지금 헤어디자이너라는 직업에 꽤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실습 과정에서 고객에게 아름다움과 미소를 선사해주는 헤어디자이너가 되리라는 꿈을 갖게 됐다는 양씨는 “내가 가진 기술로 누군가를 웃게 할 수 있다는 건 큰 보람”이라며 “미용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지 상상이 안 간다”고 말했다.

뷰티고 재학 중 헤어부터 시작해 네일아트, 피부, 메이크업, 발 관리 등 딸 수 있는 미용 관련 자격증은 대부분 취득했다는 양씨는 “많은 준비를 하고 헤어스케치에 입사했는데 현장에서 배워야 할 게 훨씬 더 많더라”며 “여전히 연습과 공부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밝혔다.

기술만 있다고 헤어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서비스업이다 보니 고객을 응대하는 방법도 알아야했고, 학교에서 익힌 기본기만으로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

양씨는 “처음에는 적응도 못하고 나는 왜 이렇게 못하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꿈이 확고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며 “다행히 학교에서 기본적인 것들을 먼저 배우고 나왔기 때문에 어리지만 남들보다 빠르게 일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뷰티고 출신인 점을 자랑스러워하는 양씨는 “입학 당시만 해도 주변에서 우려가 많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니 나중에는 응원을 많이 받았다”며 “미용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특성화고에 진학한 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씨는 후배들을 향해 “특성화고에 다니면서 주변의 시선이 따가울 수도 있지만 스스로 한 선택이기 때문에 더 잘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며 “3년간 공부라는 틀을 벗어나 일반고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차근차근 쌓아나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양씨는 “대학진학이 아닌 취업을 선택한 결정보다는 스스로 자기 인생에 한 부분을 선택했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며 “취업을 하고나서 또래들과 조금은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나는 나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슬프지도 않고 후회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양씨는 “헤어스케치는 제주도 최고의 미용실이다. 대표님께서는 직원이 성장해야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신다”며 “내 꿈이 흔들리지 않게 지탱해주시는 헤어스케치 식구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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