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 세계를 품는다] 2. '물질하러 가는 날'

[편집자 주] 제주인의 어머니, '제주해녀'가 세계인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가 10월31일 제주해녀문화에 대해 등재권고 판정을 내려 사실상 등재가 확정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뉴스1 제주는 제주해녀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5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물때가 될 쯤이면 마을 해녀들은 해녀 탈의장으로 하나 들 모여든다. 해녀 탈의장은 해녀들만의 사랑방이자 쉼터다.

제주해녀들은 아무런 장비 없이 10여m 바닷속까지 들어가 길게는 2분여간 숨을 참으며 해산물을 채취한다. 이렇듯 극한의 물질을 앞두고 탈의장은 긴장을 풀기 위한 곳이기도 하다.

물때가 됐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시끌벅적 하던 탈의장이 분주해 진다.

잠수복을 챙겨 입은 해녀들은 채집한 수확물을 담을 망사리와 테왁, 오리발, 수경 등을 챙겨 바다로 나선다.

요즘 제주도는 감귤을 수확하는 시기다. 이 때문에 오늘은 물질을 채비하는 해녀들의 수가 부쩍 줄었다.

물질이 시작됐다. ‘휘이~ 휘이~’ 휘파람 소리 같은 숨비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잠수하는 동안 참았던 숨을 한꺼번에 내뱉을 때 내는 소리를 말한다.

수십 차례 숨비소리를 내던 해녀들은 수확물로 가득한 망사리를 어깨에 둘러메고 2시간여 만에 물 밖으로 나왔다.

제주해녀의 이 억척스런 물질은 내일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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