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쓰레기 줄이기 정책에 대한 시민공감대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일회성 콘서트에 7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혈세를 쏟아부어 비난을 받고 있다.

제주시는 오는 11일 오후 6시30분 제주시 종합경기장 주경기장에서 각계 인사와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환경 빅(Big)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제주시 범시민 쓰레기 줄이기 실천과제 선정 100인 모임(이하 100인 모임)'이 지난 두 달여 간에 걸쳐 마련한 최종 실천 아젠다를 발표하는 '아젠다 선포식'과 국내 인기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환경 콘서트'로 나뉘어 진행된다.

아젠다 선포식은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 오옥만 100인 모임 상임위원장 등이 무대에 오른 가운데 아젠다 선포와 박 터뜨리기 등의 퍼포먼스로 꾸며진다.

이어지는 환경 콘서트는 KBS 열린음악회로, 인순이, AOA, 트와이스, NCT127, 왁스, 옴므, 정동하, 한동근, 김연자, 테너 김남두, 제주시 합창단이 출연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 대해 고경실 제주시장은 지난달 31일 기획조정회의에서 "쓰레기를 무심코 버리면 더럽고 냄새나는 것에 불과하지만 이를 활용해 예술작품을 만드는 '정크아트(Junk Art)'가 있다"면서 "이번 행사는 쓰레기와 문화를 접목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취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3시간 남짓 진행되는 이 일회성 행사에 무려 7억원의 세금이 투입됐다는 점이다.

제주시는 지난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서 '문화·환경 빅(Big) 콘서트' 사업비로 총 7억원을 확보해 KBS 열린음악회 유치에 6억5000만원, 행사장 환경정비에 5000만원을 투입했다.

사실상 문화행사에 투입되는 예산은 행사의 기간과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 그러나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제주들불축제(4일간)와 탐라문화제(5일간)에 10억원 안팎의 예산이 투입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행사에 투입된 7억원은 기간이나 규모면에서 모두 과다한 측면이 있다.

제주시 쓰레기 줄이기 정책에 대한 시민공감대를 높인다는 행사의 취지 또한 '아젠다 선포식'이라는 단편적인 접근에 그치는 수준이어서 행사의 파급효과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제주시 안팎에서는 "시민공감대 확산을 위한 방안 마련에 깊이 있는 논의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냐", "아무리 쓰레기 줄이기 정책이 제주시정의 역점정책이라고 해도 이 같은 전시행정은 있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시 측은 "이번 행사에는 약 2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많은 시민들이 모이는 만큼 쓰레기 줄이기 정책에 대한 시민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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