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은 치열한 동북아시아 해양주권 분쟁 속에서 ‘최남단 해양영토’인 이어도의 수호자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중국이 이어도를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으로 설정하는 등 날로 첨예화되는 해양주권 분쟁이라는 위험 속에서 이어도를 굳건히 지키게 되는 것이다.

이어도는 제주의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 중국 퉁다오에서 동북쪽으로 247㎞, 일본 나가사키현 도리시마에서 서쪽으로 276㎞ 가량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수중 암초다.

평균 수심 50m에 길이는 남북으로 1800m, 동서로 1400m 정도의 크기에 면적은 37만3550여㎡(11만3000평) 규모이며, 4개의 봉우리를 가졌다. 공식 명칭은 파랑도(破浪島)다.

이어도는 최고봉이 수중 4.6m 아래로 잠겨 있어 10m 이상의 파도가 치지 않는 이상 육안으로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인근 수역은 조기·민어·갈치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는 ‘황금어장’이며, 중국·동남아 및 유럽으로 항해하는 주 항로가 인근을 통과하는 등 지정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해역이다.
 

해군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는 82% 수준이며 원유 100%, 에너지 97%, 식량 70%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이 같은 교역 물동량의 99.7%가 제주근해를 통과하고 있기 때문에 제주해역은 ‘국가의 생명선’이자 ‘번영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제주 남방해역은 우리나라가 약 23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천연가스(72억톤)와 20~200년 동안 소비 가능한 원유(100억~1000억 배럴) 등 230여 종의 해양자원 보고다.

여기에 제주 남방해역은 쿠로시오 해류가 흐르면서 갈치와 고등어를 비롯해 다양한 어족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 같은 제주 남방해역의 막대한 경제적 가치 때문에 주변국들은 이어도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수년째 분쟁을 벌이고 있다.

실제 중국은 2013년 11월 이어도를 포함한 제주 남방해역의 일부를 일방적으로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으로 설정하고,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등 지속적으로 영유권 분쟁화를 시도하고 있다.

또 중국은 전투기 외에 군용기와 헬기, 관공선을 지속적으로 이어도 인근으로 출동시키면서 대한민국 최남단 해역을 위협하고 있다.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중국 관공선 및 항공기(헬기)의 이어도 주변 출현 횟수는 2011년 61회, 2012년 50회, 2013년 50회, 2014년 46회, 2015년 33회, 2016년 2월 24일 현재 3회 등이다. 이어도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민군복합항은 이어도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남방해역에서의 해양 주권를 지키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그동안 타 지방에 있는 해군기지에서 출동했을 때보다 더욱 신속하게 이어도로 출동할 수 있는 데다 전시에 육지로 증원되는 전력과 물자 주 수송로를 보다 효율적으로 지킬 수 있게 된다.

제주 이어도 근해에서 상황발생 시 대응 시간을 보면 부산해군기지 23시간(507㎞), 일본 사세보 기지 21시간(450㎞), 중국 영파 기지 18시간(398㎞)으로 기록됐지만 민군복합항은 8시간(176㎞)이면 현장 출동이 가능하다.

해군은 이와 관련, “제주기지의 출범은 이어도에서 해양 분쟁이 발생했을 때 우리 해군 함정이 주변국 함정보다 먼저 출동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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