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정유년 탐라국 입춘굿'이 3일 제주 목관아와 제주시 원도심 일원에서 개막했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의미인 '빛의 씨앗을 품다'라는 대주제 아래 다양한 입춘 맞이 행사로 문을 열었다.

3일 전야제에서는 옛 제주성을 가운데 두고 마주 보고 서 있는 '재물과 복의 신(神)' 동·서미륵(동·서자복)에 한 해 무사안녕을 비는 '제주성 미륵코사'를 시작으로 자청비·영등·설문대할망 등 신의 모습을 본뜬 대형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춘등걸궁', 항아리를 깨뜨려 액운을 내보내는 의식인 '사리살성'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또 제주관덕정 마당에서는 풍년을 기원하는 유교식 제례인 '세경제'와 나무로 만든 소인 '낭쉐'를 모시고 고사를 지내는 '낭쉐코사', 서예달인이 대형 붓으로 입춘휘호를 쓰는 서예 퍼포먼스 등이 진행됐다.

입춘인 4일에는 제주도·제주도의회·제주도교육청·제주시 청사를 돌며 새해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액막이 굿 '춘경문굿'과 함께 제주목관아 일대에서 초감제, 도액막이 등 제주 전통 '입춘굿'이 열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축하공연과 농경의례인 '낭쉐몰이', 입춘날 펼쳐지는 제주 유일의 탈굿놀이인 '입춘탈굿놀이'에 이어 마무리 폐막 난장 등으로 전체 행사는 마무리된다.
 

강정효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탐라국 입춘굿'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주의 역사와 전통을 담아내고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에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이 '탐라국 입춘굿'에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대 탐라국 시대 때부터 입춘이면 민·관·무(巫)가 하나 되어 벌였던 전통축제인 '입춘굿'은 일제의 문화말살 정책으로 단절됐다가 1999년 제주민예총의 복원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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