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시작을 알리는 춘분(3월20일)이 지나 3월말인데도 제주는 따뜻한 봄 햇살 대신 흐리고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 특유의 바람까지 더해져 거리에는 여전히 두터운 겨울 외투를 입은 시민들이 종종 눈에 띌 정도다.

27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북부)기준 지난 26일 낮 최고기온은 11.3도로 평년 13.5도 보다 약 2도 낮았다.

3월21일 11.4(평년 14.1도), 22일 12.0도(평년 14.1도), 23일 13.5도(평년 13.7도), 25일 11.5도(13.5도) 등 14.7도를 기록한 24일(평년 13.6도)을 제외하고 이달 하순은 평년 최고기온을 밑돌고 있다.

3월 하순 평균 최저기온은 평년 7.3도와 같지만 낮 최고기온은 12.2도로 평년 13.9도에 비해 1.8도 낮다. 이달 상순 평균 낮 최고기온은 11.6도, 중순은 13.9도였다.

이는 북동풍 계열의 바람이 한라산을 넘지 못해 습한 공기가 북부 지역에 남아 흐린 날씨가 잦아서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즉, 구름이 껴 햇볕이 지상에 내려오지 못해 기온이 낮았다는 얘기다.

실제 3월 하순 평균 일조량은 2.3hr로 평년 5.2hr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23일에는 산간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쌓인 눈이 5㎝ 이상 예상되면 발효하는 데 기상청도 미처 예측 못했을 정도로 3월말 대설주의보는 이례적이다.

3월 제주 산간에 눈이 내리는 사례는 종종 있어도 중순을 넘겨서까지 5㎝ 이상의 눈이 쌓인 경우는 최근 5년 사이 처음 있는 일이라고 기상청은 전했다.

최근 5년간 통계를 살펴보면 2016년에는 3월 13일 마지막으로 대설주의보가 내려졌고, 2015년에는 3월 10일, 2014년에는 3월 4일, 2013년에는 2월 19일, 2012년에는 2월 28일이 마지막이었다.

한편에서는 오는 31일 개막을 앞두고 벚꽃이 아직 피지 않아 26회 제주왕벚꽃축제 주최측인 제주시의 애를 태우고 있다.

제주지역 평년 벚꽃 개화는 3월25일, 지난해는 3월26일, 2015년에는 3월21일에 벚꽃이 개화했다.

벚꽃이 개화해 만개하려면 2주 정도가 지나야해 꽃이 피더라도 축제다운 화려함을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상 이변이라고 할 수준의 추위는 아니지만 평년보다 3월 하순 최고기온이 다소 낮은 편”이라며 “이르면 28일부터는 최고기온이 15도 이상 오르는 등 봄 날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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