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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다변화 위한 해외마케팅 전략 수정· 항공노선 확충 시급[사드보복은 기회다] 上. 중국만 바라본 시장
  •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승인 2017.03.2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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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순풍에 돛단 듯 거침없이 순항하던 제주관광이 휘청거리고 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노골적인 보복 조치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사드 보복 위기를 질적 성장의 도약 기회로 삼기 위한 방안을 3차례에 걸쳐 모색해본다.
 

제주시 용두암 관람 전망대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우산을 쓰고 관광을 하고 있다. 2016.6.20/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금지한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거의 사라졌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전세버스들은 차고지에 멈춰있고 중국인을 타깃으로 하던 숙박업소와 식당, 바오젠거리의 점포들은 막막한 한숨만 내뱉고 있다.

그동안 밀려드는 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순항하던 관광업계가 침몰 위기에 처한 것이다.

중국 저가 단체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심한 제주관광의 침몰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이에 대비해 개별관광객 유치와 해외시장 다변화 등이 지속적으로 요구됐지만 늘 구호에만 그쳐왔던 게 사실이다.

제주 관광당국은 거센 파도에 직면하자 허둥지둥 대책 마련에 나선 모양새다.

◇ 구호에 그친 관광시장 다변화
 

한국관광 금지령이 내려진 지난 15일 제주시 건입동 용두암 전망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이날부터 한국행 여행상품에 대해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전면적인 판매 중단을 지시했다.2017.3.15/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2013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하며 연간 233만 명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이 중 중국인 관광객은 77.6%인 181만명이었다.

양적인 성장도 좋지만 지나치게 중국인 관광객에 편중됐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제주 관광당국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질적 성장으로 관광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시장을 다변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무비자 입국에 힘입어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2014년 85%(332만명 중 285만명), 2015년 85%(262만명 중 223만명), 2016년 85%(332만명 중 285만명)으로 오히려 더 커졌다.

반면 제주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 수는 하향곡선을 그렸다.

2013년에는 12만8879명을 기록하며 10만 명을 웃돌았지만 2014년 9만6519명으로 25.1%나 감소하고, 2015년에는 5만9233명, 2016년에는 4만7997명까지 떨어졌다.

이는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들이 2015년 183만7782명에서 2016년 229만7893명으로 급증한 것과는 상반되는 추세다.

일본인들의 한국 방문 수요가 증가하는데도 제주행 발길은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으로, 제주 관광당국의 일본 마케팅이 얼마나 부실하게 이뤄졌는지를 엿볼 수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Δ현지 박람회 참가 20회 Δ제주관광 설명회 12회 Δ현지 세일즈콜 24회 Δ제주 초청 팸투어 53회 등 총 110여 회의 일본 마케팅을 추진했다.

여기에 투입된 예산은 2014년 1억8200만원, 2015년 3억9300만원, 2016년 4억1600만원으로 3년간 총 9억9100만원에 이른다.

해마다 예산은 증가했지만 성과는 반비례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본인 관광객 감소 원인 등에 대한 분석은 이뤄지지 않았고 마케팅은 똑같은 방식으로 지속돼 왔다.

한류에 열광하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도 미미했다.

무슬림은 이슬람 교리에 따라 하루 동안 기도해야 하는 횟수가 정해져 있고 종교적 절차에 따라 도축·손질된 할랄음식을 먹어야하지만 무슬림 친화시설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현재 도내 무슬림친화시설은 기도소 1곳뿐인데다 공식 할랄음식 인증 음식점은 아예 없다.

2015년 제주를 방문한 무슬림 관광객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무슬림 기도시설과 무슬림 친화음식점 지정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매년 수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제주관광의 해외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는 제주관광공사가 시장 다변화를 위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해외에 나가서 제주홍보 동영상을 틀어주고 현지 관계자들에게 밥 한 끼 사주고 돌아오는 식의 마케팅을 벗어나 보다 전략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 적극적으로 해외 직항노선 확대해야
 

지난 14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대합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 사드배치 보복조치로 중국 소비자의 날인 15일 한국 관광금지령을 내렸다.2017.3.14/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도내 관광전문가들은 해외마케팅 이전에 접근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 모아 말하고 있다.

‘국제자유도시’ 위상에 걸맞게 세계 어디서든 제주로 올 수 있는 교통편이 확보되지 않는 한 시장 다변화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현재 제주를 오가는 국제선 직항노선은 중국, 일본, 홍콩, 대만에 국한돼 있다. 이마저도 일본은 대한항공에서 주 3~4회 운항하는 게 전부고 대만은 4개월 만에 겨우 재개된 것이다.

일본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에도 일본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한 설명회를 했다고 하는데 일단 좌석 공급부터 해결한 다음에 홍보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여행사 입장에서 보면 형식적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며 “상품을 만들고 싶어도 좌석이 없어서 못 만드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불과 4~5년 전만해도 제주를 찾는 일본 관광객이 부산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는데 이제는 쫓아갈 수가 없다. 대구도 제주보다 일본 관광객이 더 많이 가고 있다”며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 항공운항 편수만 갖고는 가격 경쟁력이 없다. 좌석 공급을 늘리는 게 답”이라며 “그동안에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도나 관광공사 모두 손을 놓고 있었다. 일본 취항을 준비하는 저비용항공사들이 슬롯 배정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실제로 저비용항공사 중 2곳(제주항공·티웨이)이 제주~일본 직항노선 운항을 검토하고 있지만 제주공항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취항 여부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도 “순서가 뒤바뀐 마케팅은 해선 안된다”면서 “시장 다변화를 위해서는 제주와 해외를 잇는 노선부터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항공사들은 양방향으로 움직여야 수익이 나기 때문에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시장이 동시에 갖춰져야 하는데 제주는 인구 수가 적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며 “기업에만 책임지라고 할 게 아니라 행정에서 노선 확충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적자 보존을 해주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제주도 정책도 마련돼야 하지만 도 차원의 정책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기 때문에 국제자유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가깝게는 국토부, 멀게는 국가 간 항공협정 과정에서부터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 관광전문가 역시 제주 관광당국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하며 그동안의 안이했던 행정을 꼬집었다.

이 전문가는 “지금까지 행정은 언젠가 위기가 올 것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물밀 듯이 들어오는 중국 관광객들에 안주해 도전하려는 정신이 없었다”며 “예산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졌던 마케팅에 대해 책임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양적 성장에만 목매던 관광정책은 결국 시장 다변화를 뒷걸음질 치게 만들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신규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며 “쉽지 않은 작업일테지만 도내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해외시장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중국인 급감으로 인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제주도는 지난 21일 부랴부랴 긴급 대책을 발표하며 오는 11월까지 일본과 대만, 동남아 등 4개 국가 6개 노선에 제주직항 정기노선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는 9월까지 도내 여행사들과 콘소시엄을 구성해 라오스, 러시아, 미얀마, 베트남 등에 전세기를 운항하기로 했다.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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