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해녀협회 창립…초대 회장 강애심 법환해녀

전·현직 제주 해녀 9500명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제주해녀문화를 스스로 지켜내기 위해 ‘제주도 해녀협회’를 창립했다.

사단법인 제주특별자치도 해녀협회는 25일 오전 제주오리엔탈호텔에서 도내 102개 어촌계 해녀와 6개 지구별 수협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와 기념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을 알렸다.

이날 대의원 총회를 통해 해녀협회 회장에 선출된 강애심 법환어촌계장(65)은 “제주해녀들은 전 세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해양 전문직 여성들로서 거친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을 모아 제주도 해녀협회를 창립하게 됐다”며 창립 취지를 설명했다.

강 회장은 이어 “물질 전 불턱에 모여 앉아 서로의 온기로 파도를 이겨낼 준비를 하듯이 우린 오늘 해녀협회라는 큰 불턱을 만들었다”며 “협회는 세계가 인정한 제주해녀문화를 보존하고 해녀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우리 모두의 기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불턱’이란 해녀들이 물질을 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거나 물질을 하고 난 뒤 몸을 녹이기 위해 불을 피우는 공간을 말한다.

격려사에 나선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의 전·현직 해녀 9500명 중 50대 이상이 98.5%로 대부분 고령인데다 신규해녀도 갈수록 감소하면서 해녀문화의 체계적인 전승은 시급히 해결해야 될 과제가 됐다”며 “이런 시기에 해녀가 중심이 되어 전승·보전을 해나갈 해녀협회가 창립되어 매우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어 “앞으로 제주해녀 어업·문화유산을 보전·전승하는데 중심이 되는 소중한 역할을 기대한다”며 “제주도는 해녀의 국가무형문화재 지정과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세계중요농어업유산 등재를 추진해 제주해녀 어업·문화유산을 제주의 미래 자산으로 키워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은 축사에서 “제주해녀의 억척스러운 삶과 강인한 도전정신이 세계인에게 전해져 제주해녀와 제주의 위상을 높이는 가교가 되어 주길 기대한다”며 “제주해녀협회 탄생을 계기로 제주의 가치를 한 차원 더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해녀협회에는 도내 현직 해녀 4005명과 전직 해녀 5495명 등 총 9500명이 참여하고 6개 지구별 수협별(제주시·한림·추자도·서귀포·성산포·모슬포)로 지부를 결성하기로 했다.

초대 회장은 강애심 법환어촌계장, 부회장은 김영자 조천어촌계장이 맡는다. 이사 12명(수협별 2명), 감사 2명, 사무국장 1명 등도 선출됐으며 도내 102개 어촌계 해녀와 여성어촌계장이 대의원직을 맡기로 했다.

협회 활동을 돕기 위한 고문단은 지구별·업종별 수협장 7명과 현승호 어촌계장협의회장을 비롯해 좌남수 제주도의원, 김창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 해녀전문가 등으로 구성됐다.

그간 지역 어촌계별로 흩어져 활동하던 해녀들이 뜻을 하나로 모은 이유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이며 국가중요어업유산 제1호로 등재된 제주해녀문화를 전승하고 보전하기 위해서다.

협회는 앞으로 해녀의 권익보호와 자긍심 고취 관련 사업 추진과 더불어 세계 NGO단체 또는 전국 해녀와의 교류, 해녀의 날 지정 운동, 해녀 축제와 해녀 문화 홍보 등 해녀 문화 세계화를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당시 무형문화유산보호 협약(제15조)에서는 토착공동체의 적극적인 참여 확대를 권고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제주해녀문화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 용역을 맡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또한 해녀문화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해녀협회 창설을 제시하고, 제주도 해녀문화 보존 및 전승위원회도 구심점 역할을 할 협회 설립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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