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꿋꿋이 담아내는 지역 출판인들을 격려하고 앞으로의 발걸음에 힘을 보태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는 27일 오후 제주 한라도서관에서 ‘2017 제주한국지역도서전’의 일환으로 ‘제1회 한국지역출판대상 천인(千人)독자상 시상식’을 가졌다.

‘천인독자상’은 2016년 한 해 동안 출간된 지역 책들 가운데 지역출판사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책, 출판사의 기획과 작가의 치열함이 돋보인 책, 작품으로서의 독창성과 완성도가 높은 책 등을 기준으로 선정됐다.

심사는 응모작 30편 중 1차로 6편을 선정, 심사위원들 간의 상세 평가와 토론을 거친 뒤 다수결 합의제 방식으로 최종 선정했다. 개최지인 제주지역 출판물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그 결과 천인독자상 출판대상에는 ‘남강오백리 물길여행’을 출간한 도서출판 피플파워와 저자 권영란씨가 선정됐다.

공로상 작가 부문에는 ‘어른들에게 보내는 경고장(내일을 여는 책)’을 지은 윤일호씨가, 공로상 출판사 부문에는 ‘돌그물’을 출간한 ‘책마을해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천인독자상 심사위원회는 남강오백리 물길여행을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지역의 작가와 지역출판사가 제대로 만난 사례”라며 “남강의 물길을 따라 만나는 사람과 자연 그리고 역사를 구체적이고 독창적으로 풀어낸 역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축사에 나선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방 분권의 필요성을 가장 크게 느끼는 게 문화 분야다. 지역 출판물들은 당장은 사소해보여도 세월이 지나면 다 역사의 유산인 만큼 이어나갈 수 있는 중심체가 필요하다”며 “지역 내에서 뿌리를 내리고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황풍년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 대표는 “풍경 속에 묻힌 역사적 진실을 기록해 온 건 지역 출판인들이었다.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민주주의가 왔다”며 “치열한 삶터를 기록하고 문화로 승화시킬 수 있는 건 글로벌, 내셔널이 아니라 로컬북”이라고 강조했다.

최낙진 제주한국지역도서전 집행위원장은 “오늘 시상식은 그동안 애써온 지역 출판인들을 격려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출판을 해나가자고 결의하는 자리”라며 “도서전이 계속 이어져서 지역출판이 꼿꼿이 서고 활성화되는 성과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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