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제2공항 주변 지역을 에어시티(공항복합도시)로 조성하는 방안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어시티 조성을 통해 제주지역의 산업 전반에 대한 새로운 발전 동력을 찾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제2공항을 인천국제공항과 같이 24시간 운영되는 아시아 허브공항으로 만들 수 있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라는 게 제주특별자치도의 설명이다.
제주도가 행정력 결집과 도민 합의를 통해 조성하려는 에어시티의 구상, 분야별 발전 방안, 과제 등을 5회에 걸쳐 조명한다.

제주도가 제주 제2공항 건설이 확정됨에 따라 주변 지역을 에어시티로 조성해 미래 100년을 책임진다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4시간 운영되는 국제공항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산업을 집약시킨다는 복안이다.

▲에어시티 구상과 추진 계획

제주도는 오는 2025년까지 제주 제2공항이 들어서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일대에 에어시티를 조성할 계획이다.

에어시티는 단순한 교통수단으로서의 공항 기능을 넘어서 공항을 중심으로 상업과 관광, 문화, 쇼핑, 오락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하나의 종합도시를 말한다.

제주도는 소음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항공기 이·착륙 지역을 비롯해 제주 제2공항 시설 바깥에 주택과 상업지구 배치를 통한 에어시티를 조성하면 24시간 공항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내년 본예산에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복합도시 조성을 위한 타당성 조사 용역비’로 1억5000만원을 반영한 상태다.

제주도가 구상하고 있는 에어시티에는 쇼핑, 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컨벤션, 카지노, 국제금융업 등 제주지역 산업전반의 발전에 큰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는 시설들이 들어설 전망이다.

쇼핑 분야를 보면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 제2, 4단계 제도 개선을 통해 시도했지만 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던 관광객 면세특구 지정은 물론 아웃렛과 쇼핑몰, 면세점 등의 입점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제주도는 예상했다.

마이스 산업 분야에는 국제 행사가 갈수록 대형·복합화되고 국내·외 주요 도시들이 마이스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어 제주지역 차원의 다목적 회의·전시시설 확충이 시급한 상황에서 대규모 시설 건립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제주지역을 대표하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올해 열리기로 했던 2015 세계물포럼(참가자 2만5000명)이 다른 곳으로 개최지가 변경되는 '수모'를 당했다. 시설 부족 때문이다. 시설 부족 문제로 2006년 이후 24건의 국제회의를 유치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게임 및 레저스포츠 산업 분야에는 카지노 유치를 통한 관광 인프라 확충 및 세외수입 확대 효과는 물론 골프, 테니스, 수상활동 등의 레저스포츠 산업 인프라 조성도 가능할 것으로 제주도는 분석했다.

금융산업 분야에는 제주도가 제주특별법에 근거한 최상위 법정계획인 ‘제2차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서 제시한 역외금융센터 조성이나 캡티브 보험제도 도입 등 다양한 국제금융산업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기상 세종대 교수는 이와 관련, “새로운 공항을 개발할 경우 그 주위에 에어시티를 계획도시로 적절하게 기획하고 추진함으로써 관광 수요 증대 효과는 한층 더 촉질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내국인 해외 관광의 수입대체효과로 인해 제주도의 고품격 명품 휴양관광지로서의 입지가 확실해지면 이후에 중국, 일본, 동남아의 고가 관광객을 유치해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경제적 효과는 공항 투자와 복합도시 개발투자가 적시에 진행되지 않을 경우 건설비용과 보상비용 등 각종 비용은 급속하게 증가하고, 경제효과가 크게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정하게 기획하되 가능한대로 조속하게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제주 제2공항의 에어시티에 고려될 수 있는 시설에는 호텔 등 숙박시설과 컨벤션센터 또는 전시장 등 마이스 관련 시설, 테마파크 또는 놀이공원, 골프와 테니스, 수상활동 등 레저스포츠시설, 카지노 등 게임시설, 기타 교육과 문화, 교통, 의료, 건강, 뷰티 등 제주도의 특화된 전략산업 관련 시설 등이 있다”고 밝혔다.

▲해외공항 개발 사례와 시사점

제주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 유수의 공항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에어시티를 조성해 공항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 창이(Changi) 국제공항의 경우는 창이 페리터미널과 도시철도(MRT) 등 주요 교통시설과 연계성을 확보해 주변 지역과의 편리한 접근체계를 형성하면서 싱가포르 엑스포 및 비즈니스파크와의 연계성을 확보해 물류 및 항공산업단지로 운영되고 있다.

네덜란드 스키폴(Schiphol) 국제공항은 주변 지역에 업무, 상업, 전시, 산업 시설 등의 다양한 시설을 개발해 공항의 역할을 극대화하는 유럽의 교통중심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핀란드 반타(Vantaa) 국제공항은 허브공항으로서의 장점을 활용해 공항 주변에 대규모 비즈니스센터 및 첨단R&D(연구개발)단지를 건립해 국제적인 비즈니스 중심지로 개발됐다.

이와 함께 홍콩국제공항과 마카오국제공항 등 주요 공항의 계획은 중국 본토의 경제성장과 관광시장 성장의 역할을 담당하는 중국대표산업도시(GPRD)지역의 발전 전략과 연계해 추진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11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공항확충지원 종합대책본부 현판식’에서 “제주 제2공항시설만 하면 관광 파급 효과만 있지만 에어시티 기능을 갖추면 그 자체로 새로운 산업을 일으킬 수 있다. 에어시티 조성은 한꺼번에 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와 도민자본의 성숙도에 따라 후대에 이어가면서 제주경제를 키우는 지속적인 성장 동력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과제는

제주도는 도민 자본과 향토 자본을 육성해 에어시티를 조성할 계획이다.

제주 제2공항 건설비용 외에 에어시티 조성 예산은 지자체와 민자 유치를 통해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 지사는 이와 관련, “에어시티는 제주도와 도민의 지분을 최대한 확보해 향토 자본과 도민자본을 육성, 제주의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제주도는 도민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에어시티라는 자원을 도민 자본과 도민의 이익을 위해 최대한 쓸 수 있게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지난 11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도민 자본과 향토 자본 마련 방안은 현재 제주상공회의소와 도내 학계를 통해 추진되고 있지만 여태껏 구체적인 계획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탐라금융포럼이 지난해 8월 제주특별법과 조례를 통해 자본금 1조원 규모의 ‘제주정책금융공사’를 설립한 뒤 2조원 규모의 가칭 ‘제주 PEF(Private Equity Fund)’를 조성하는 방안을 제주도에 제안한 상태다.

‘PEF’는 불특정 다수의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널리 판매되는 공모펀드와 달리 30명 이하 소수 투자자의 돈을 모아 만드는 사모펀드를 말하며 펀드 자금을 주식과 채권 등에 운용하지만 이익창출이 가능한 어떤 투자대상에도 투자가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는 게 탐라금융포럼측의 설명이다.

펀드 자금 유치는 회사채 발행 5000억원과 제주도개발공사 주식 2500억원 현물출자 등으로 1조원을 마련하고, 여기에 연기금 등 거대 기관투자를 통해 1조원을 각각 조달하는 것이다.

탐라금융포럼은 조성된 자금으로 다양한 분야에 투자해서 목표대로 10%의 수익을 올릴 경우 이중 잉여이익(투자비의 5%)인 연간 1000억원을 제주 제2공항 설립 등에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방안의 경우 제주정책금융공사 설립을 위한 정부 승인과 실질적인 거대 투자자 유치 방안의 부재, 고수익 투자처 발굴 부재, 리스크 관리 부재 등이 선결과제로 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제주 에어시티 조성을 위해서는 최대 1조원 규모 정도로 추정되는 민간 자본 조달 방안 마련이 최대 과제로 꼽히고 있다.

실제 국내에서 처음으로 에어시티가 조성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의 사례를 보면 2012년 9월부터 2017년 4월까지 민간 자본 1조5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특1급 호텔(700실) 1동과 특2급 호텔(120실) 1동, 카지노, 쇼핑몰, 컨벤션, 공연장, 스파, 오피스, 상업시실 등이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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