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의장 현장방문에 "4년 전 제한급수 잊었나" 성토
道, 지하수공 개발·담수용량 확대 검토…"종합 재정비"

"대체 언제 적 제한급수입니까?"

11일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사무소에 모인 지역 주민들은 4년 전 처럼 가뭄에 제한급수로 땜질 처방을 하고 있는 안일한 행정에 쓴쏘리를 쏟아냈다.

이 자리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 하민철 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을 포함한 제주도의원 5명이 등이 함께 자리했다.

주민 대부분은 극심한 가뭄으로 생활용수가 제한됐던 2013년 사례를 언급하면서 제한급수 재발 방지를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주민 강우춘씨는 "해마다 가뭄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언제 또 이런 가뭄이 발생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가뭄이 들고 나서야 단순한 생각으로 격일제 급수를 할 게 아니라 사전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고영천 유수암리장도 "2013년에 가뭄으로 물이 끊겼었는데 올해 또 같은 사례가 반복됐다"며 "향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봉길 애월읍 이장단협의회장은 "가뭄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어승생 수원지(중산간 급수원) 외에 수원지를 추가 개발하는 등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밖에도 주민들은 최근 중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이주민과 관광객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 점, 주민들이 대부분 1차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점 등을 들며 급수제한에 보다 세밀한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도 상하수도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현재 중산간 마을에 물을 공급하는 어승생 수원지의 저수량은 총 7만톤으로, 총 저수용량(60만6800톤)의 11.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도는 하루 1만8000톤 규모였던 공급량을 9500톤 수준으로 줄여, 지난 7일부터 중산간 지역 20개 마을을 대상으로 격일제 급수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간 지속된 폭염으로 최근 제주시 영평동, 민오름, 별도봉 일대 지하수위도 10~20% 가량 낮아지면서 도남오거리·한천교·제주중학교·신산마을 등 시내권 급수도 취약해진 상태다.

이에 주민 간담회에 이은 어승생 수원지 현장방문에서는 20일 안에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2일제 급수'도 검토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원 지사는 "도의회 심의 등 절차를 거쳐 중산간 지역에 지하수공을 추가 개발하고, 수원지 담수용량을 확대해 앞으로 너무 심한 정도의 생활용수 급수제한이 이뤄지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좀 더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원 지사는 "현재 수천억원대의 예산을 들여 농업용수 광역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 이 사업이 완료되면 (물 문제가)해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신 의장은 "2013년 극심한 가뭄을 겪고 나서 몇 년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방치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다"며 "의회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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