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로 불리며 공기업에 안정적인 재원을 제공하는 제주 내국인 지정면세점의 성장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토교통부 소속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지방공기업 제주관광공사(JTO) 등에 따르면 JDC는 제주공항과 항만에 각 1곳씩, JTO는 중문관광단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내국인 지정면세점 1곳을 운영하고 있다.

JTO 지정면세점 매출액은 2012년 410억원, 2013년 413억원, 2014년 414억원 등 400억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다가 2015년 557억원으로 급증했지만 2016년 522억원으로 35억원이 줄었다.

JTO 지정면세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300여 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정도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나 위치면에서 JTO 면세점에 비해 유리한 조건인 JDC 내국인 면세점은 2012년 3428억원, 2013년 3450억원, 2014년 3666억원, 2015년 4882억원, 2016년 5407억원으로 매출액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매출 신장폭은 2015년 33%에서 2016년 10%대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 매출액(2725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정도 성장에 그쳤다.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사드 여파로 감소한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내국인들이 채우고 있다.

7월까지 제주를 찾은 내·외국인 관광객은 861만9182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910만4007명) 대비 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외국인 관광객은 89만6971명으로 전년(204만8347명) 대비 56.2%나 감소했고, 내국인 관광객은 772만2211명으로 전년(705만5660명) 대비 9.4% 증가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면세점을 찾는 발길이 줄어든 이유로 국내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을 꼽는다.

가방과 화장품 등 면세점과 품목이 겹치는 다른 지역 유명 백화점들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볼 때 면세점업계에도 경기 불황의 그늘이 드리웠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백화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9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11.3%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매출액은 4359억원으로 3.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9.4% 줄어든 608억9900만원을 기록했다.

2015년 면세점 구매한도가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늘면서 급증했던 매출액에서 거품이 빠졌다는 시각도 있다.

JTO와 JDC 모두 구매한도가 확대된 2015년에 매출액이 크게 치솟다가 JTO는 다음해부터 감소했고 JDC는 성장세가 둔화됐다.

지정면세점 관계자는 "매출액 성장세가 부진한 이유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품목과 구매한도 추가 확대 등 제도개선 추진과 함께 마케팅 강화와 관광객 소비 분석 등 현장에서도 다양한 해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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