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전국을 들썩이게 만든 살충제 계란 파동에서 비껴가 청정 축산 지역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화학 물질 대신 천연제품으로 진드기를 제거하고 밀집형 대규모 사육보다는 방목형 소규모 농가가 많은 점 등이 이번 사태를 피해가는 데 주효했다는 평가다.

21일 제주동물시험소에 따르면 도내 산란계 농장은 37곳(친환경인증농가 23곳·일반 농가 14곳)이며 이곳에서 산란계100만5000마리를 기르고 있다.

이 가운데 진드기 구제용 제품을 사용하는 농장은 11곳이다.

이들 농가가 사용하는 진드기 제거제품도 화학성분이 덜한 천연제제나 물리적인 제거법을 쓰고 있다.

동물시험소 조사 결과 6곳이 식물오일성분 제품을, 1곳은 사포닌 식물, 1곳은 유게놀 향미제, 1곳은 마늘엑기스와 매실 등으로 만든 제품, 2곳은 물리적 제거법을 사용하고 있다.

제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산란계 사육 규모가 작아 진드기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된 밀집 사육이 덜한 것도 살충제 계란이 없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은 농가들은 1000마리 이하 소규모로 닭들을 방목해서 키우거나 살충제가 필요할만큼 진드기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동물시험소는 전했다.

동물시험소 관계자는 "방목한 닭들은 스스로 흙목욕을 하며 진드기를 털어내고 닭장에 가둬 기르더라도 청소를 자주하고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면 진드기 발생률이 낮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도는 도내 산란계 농가 37곳 가운데 현재 계란을 생산하지 않는 7곳을 제외한 30곳의 계란을 30알씩 수거해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등 농약 23종 검사를 한 결과 모두 적합한 것으로 판명됐다.

지난 18~19일 설폭사플로르, 스피로메시펜, 아미트라즈, 클로티아니딘 등 농약 4종을 추가로 검사했지만 이번에도 검출되지 않았다.

제주도는 도내에 다른 지역 살충제 검출 계란이 들어와 회수하는 한편 당분간 타 지역 계란 반입을 금지키로 했다.

지금까지 도내에 반입된 타 지역산 살충제 계란은 경남 창녕군의 '15연암' 9000개, 경기 이천시의 '08광명농장' 2만1600개 총 3만6000개다.

이 중 1만8330개(59.9%)는 회수됐고, 1만2270개(40.1%)는 이미 도내 마트 등을 통해 판매된 상태다.

도내에서는 하루 53만여 개의 계란이 유통되고 있으며, 이 중 95.5%가 제주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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