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특성화고, 인재여 오라] 3.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기술직렬 매년 채용…'고교체제 개편' 정책 추진 박차

[편집자주] 제주지역 특성화고등학교의 취업률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양하고 안정적인 양질의 취업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뉴스1제주는 10회에 걸쳐 '웰컴 특성화고, 인재여 오라'를 주제로 고졸취업 성공시대 실현을 위한 사회 각계의 노력과 특성화고 졸업자들의 취업 이야기를 소개한다.
 

"열흘 뒤에 입대합니다. 그래도 취업 걱정 없어 든든해요."

제주도교육청 시설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현범 주무관(20)은 2016년 11월1일 임용돼 실무수습을 거쳐 지난 2월 정식 발령받은 1년차 공무원이다.

사회생활이 서툴 법도 했지만 그의 표정과 말투에는 제법 여유가 묻어났다. 그는 도교육청과 산하기관, 일선 학교의 전기·통신·전력·조명·태양광 시설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업무를 맡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한국전력공사에 근무하고 있는 아버지를 본받아 한림공업고등학교 전기과에 진학한 김 주무관은 우수한 성적과 성실한 학교생활을 바탕으로 곧장 취업준비에 뛰어들었다.

아침에는 가장 일찍, 밤에는 가장 늦게 통학버스에 오르며 내신은 물론, 현장실습과 전기·승강기·공조냉동기계기능사, 컴퓨터활용능력, 정보기술자격(ITQ) 등 자격증 취득으로 꼼꼼히 직무능력을 키워 온 그다.

김 주무관은 '고졸취업'에 성공한 후에도 공부를 놓지 않았다. 취업과 동시에 제주대학교 행정학과(야간)에 진학해 일과 학습을 병행하고 있다. 오는 25일 입대를 앞두고 있음에도 도리어 든든한 마음이 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 주무관은 "치열하게 질문하며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었던 특성화고를 선택한 데 대해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며 "편견 없이 저를 믿어주신 부모님, 지원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과 같은 도교육청 내 '고졸 공무원'은 모두 8명이다.

도교육청은 2012년부터 거의 매년 '고졸자 경력경쟁임용시험'을 통해 공업·시설 직렬에서 1~2명 정도의 인원을 고졸 공무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2명, 2013년 1명, 2015년 3명, 2016년 1명이 채용됐고, 올해는 1명이 채용될 예정이다.

매년 농업·수산·토목·건축 등 4개 직렬에서 1명씩 총 4명을 채용하고 있는 제주도 보다는 규모가 작긴 하지만, 채용 가능한 직렬에서 매년 1명씩 꾸준히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도교육청 지방공무원 채용 담당 김용대 주무관은 "교육청의 경우 기술계 직렬이 많지 않아 채용 규모를 확대하는 데 다소 한계가 있다"면서도 "특성화고 활성화 차원에서 고졸자를 최대한 많이 채용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도교육청은 정책적 접근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이석문 교육감은 읍·면고와 특성화고를 활성화하는 '고교체제 개편'을 제1공약으로 추진 중이다.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수준으로 하향 조정해 맞춤형 교육 여건을 마련하는 한편, 각 특성화고를 미래 제주사회에 대비한 농·공·상업 계열 등으로 전문화시켜 '선택해 진학하는 특성화고'로 위상을 높여 나간다는 구상이다.

도내 6개 특성화고와 4개 일반고 특성화학과 중에서는 제주여상과 중문고에 대한 개편 작업이 마무리된 상태다.

제주여상의 경우 디지털콘텐츠학과를 폐지해 사무행정과을 신설했고, 중문고의 경우 의료정보과를 폐지해 보건간호학과 학급 수를 확대했다.

현재 도교육청은 성산고에 대한 국립해사고로 전환과 마이스터고 지정을 추진하는 등 나머지 학교·학과에 대한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도내 46개 국가기관·정부투자기관을 비롯해 도청과 도 산하·출연기관, 기업, 이익단체인 협회 등과 잇따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특성화고 졸업예정자에 대한 채용기회를 확대하고, 교육기부를 통한 학교·기관 방문 진로특강과 상담, 체험활동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도와 도의회와도 교육행정협의회를 통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분기별로는 도와 제주고용복지플러스센터, 특성화고 관계자들과 취업네트워크를 열어 고졸자에 대한 취업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8일간 제주에서 열린 제52회 전국기능경기대회는 특성화고에 대한 도민사회의 인식이 전환되는 데 큰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현장의 분위기가 매우 고무적"이라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특성화고 실습실 개선과 취업률 제고를 비롯해 특성화고 인식 개선, 능력중심사회 안착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일관되게 유지한 '고교체제 개편'과 '특성화고 활성화'를 기조로 내년 본 예산에 특성화고 개선을 위한 예산을 대폭 편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1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