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료원에서는 노·사갈등, 서귀포의료원에서는 응급실 의료 공백이 야기되는 등 제주지역 의료원이 총체적인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18일 제주·서귀포의료원을 상대로 한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현안업무보고에서는 이와 관련한 상임위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이 자리에서 김광식 제주의료원장은 질의에 앞선 업무보고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노사갈등)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복수노조를 두고 있는 제주의료원은 지난 7월27일 한국노총과 간호사의 부서(병동) 배치는 노조와 합의한다는 내용의 보충협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의료원은 소수 노조인 민주노총 소속 간호사에 대해서는 개별 합의를 거쳐 부서를 배치키로 했지만,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부당인사 합의"라고 주장하며 제주의료원의 공정대표 의무 위반을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3차례에 걸쳐 보직 사의를 표명해 왔던 간호과장을 수간호사로 발령하면서 수간호사 직무대리 2명의 보직을 면직시켜 다시 간호사로 발령하는 과정에서도 불협화음이 나왔다.

이에 김용범 위원장(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 정방·중앙·천지동)은 "원장이 노조에 끌려다니며 인사권이라는 기본적인 권한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아니면 말고 식의 원칙 없는 인사도 절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광식 제주의료원장은 "민주노총 조합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지 유권해석에 맞춰 대응하겠다"며 "노조와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올 상반기 응급실 의료 공백이 발생했던 서귀포의료원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상길 서귀포의료원장은 질의에 앞선 업무보고에서 지난 4월1일자로 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문의 6명 가운데 봉직전문의 4명이 일괄 사퇴면서 의료공백이 우려됐으나 비상진료로 고비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이후 8월11일자로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이 추가 채용되면서 현재 센터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4명, 외과전문의 1명, 가정의학과 전문의 1명 총 6명의 전문의가 배치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역응급의료센터 기준에 따르면 센터에는 최소 7명의 전담의가 필요한 실정으로, 이에 김 원장도 "사태가 완전히 수습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인정했다.

특히 서귀포지역의 유일한 지역응급의료센터로서, 응급상황에 대비한 도내 종합병원들과의 연계 시스템이 전무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김영보 의원(자유한국당·비례대표)은 "4개월 넘게 응급실이 정상화되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실제 8월 말 기준 응급실 환자 수도 전년 대비 5%까지 떨어졌다"며 도민사회 신뢰 회복을 위한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이에 김 원장은 "전문의 1~2명을 추가 채용해 서귀포의료원을 찾는 응급환자에 대해 신속하고 안전하게 응급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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