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학교체육] 7. 학교스포츠클럽 우수사례

[편집자주] 세월호 참사 이후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속적으로 지킬 수 있는 정책과 시스템 마련이 전방위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역시 '건강과 안전이 있는 학교 환경 실현'이라는 목표 아래 생존수영교육과 학교스포츠클럽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제주본부는 총 10차례에 걸쳐 체육교육 현장을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본다.
 

“방과 후 학원에 가느라 운동장에서 뛰어놀 수 있는 기회가 적었는데 학교스포츠클럽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체력을 기를 수 있게 됐어요.”

제주 신광초등학교 남자 티볼부 주장을 맡고 있는 윤건희군(13)은 17일 뉴스1 제주본부와의 인터뷰에서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통해 달라진 일상을 소개했다.

여자 티볼부 주장을 맡고 있는 강다현양(13) 역시 “예전에는 육상을 했는데 혼자 하는 운동이라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가 적었다”며 “티볼은 10명이 함께 하는 운동이라 외롭지 않아 훨씬 즐겁게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티볼은 투수 없이 막대기 위에 공을 얹어놓고 방망이로 치고 달리는 야구형 스포츠로, 모든 포지션의 선수가 참가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자이언츠 강민호 선수 등 국가대표 야구스타를 배출하면서 야구 명문으로 알려진 신광초는 2015년 학교스포츠클럽의 일환으로 ‘티볼부’를 창단하면서 학생들이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확대했다.

박종익 신광초 교장은 “기존에는 엘리트체육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지다보니 선수가 아니면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는데 새로운 스포츠 종목 개설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다”며 “더 많은 학생들이 스포츠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또 다른 종목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교장에 따르면 신광초 티볼부는 2015년 창단하자마자 교육감배 전도학교스포츠클럽 티볼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3년째 1등을 놓치지 않고 있다.

그동안에는 남·녀혼합 경기로 치러지다 올해부터는 남자부(18개팀)·여자부(9개팀)로 나눠 경기가 진행됐으나, 이변 없이 신광초가 남·녀 모두 우승을 차지하면서 티볼 최강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도 참가해 2015년에는 동메달, 2016년에는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둔 신광초는 오는 11월 열리는 대회 출전을 앞두고 실력을 갈고 닦고 있다.
 

창단 때부터 줄곧 티볼부를 이끌고 있는 김민기 교사(30)는 “올해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라며 “지치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아이들이 땀흘린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교사는 3년 연속 우승을 놓치지 않는 비결로 ‘학교의 체육 환경’과 ‘끊임없는 노력’을 꼽았다.

신광초의 경우 매해 운동회 대신 스포츠축제를 여는데 학생들이 직접 원하는 스포츠종목을 선정해서 각자 포지션을 정하고 반 대항전을 위해 연습을 하는만큼 자발적인 참여도가 더 크다.

교기(校技)가 ‘야구’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이 야구에 대한 기본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어 야구변형 스포츠인 티볼을 접하는데도 크게 거리감을 두지 않았다는 게 김 교사의 설명이다.

남자 16명·여자 15명으로 구성된 티볼부는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수업 전과 방과 후 훈련을 했으며, 여름방학에는 3주간 집중강화 훈련을 펼치기도 했다.

학교 운동장 잔디 교체 작업으로 인해 운동장 출입이 금지됐지만, 박 교장의 노력으로 인근 월랑초등학교 운동장을 쓸 수 있게 되면서 야외 훈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김 교사는 “매일 훈련만 하면 아이들이 지겨워질 수 있어서 다른 학교 티볼부와 연습경기를 펼치기도 한다”며 “이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되돌려보면서 배워야할 점과 고쳐야할 점을 익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년이 올라갈수록 시간이 더 없어질텐데 티볼이라는 운동을 통해 초등학교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갔으면 좋겠다”며 “노력한만큼 결과가 반드시 따라온다는 걸 깨달은 아이들이기에 나중에 무얼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전국대회에서 3등 안에 드는 게 목표라는 윤건희군은 “주장이다보니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부담감을 느낄 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감독님께서 응원해주시고 팀원들도 잘 따라줘서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면서 자신에 찬 눈빛을 보였다.

강다현양 역시 주장으로서의 부담감을 호소하면서도 “집중이 잘 안될 때마다 신광을 외치니 저절로 극복이 됐다. 할 수 있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티볼을 통해 얻은 교훈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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