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대회 CJ컵 @ 나인브릿지(총상금 925만달러)에 나선 아니르반 라히리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인도 국적의 골퍼다.

2007년 프로로 전향해 아시안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유로피언투어를 거쳐 PGA투어까지 입성했다. 아시안투어 통산 7승, 유럽투어 2승을 거두는 등 만만치 않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인도 대표 골퍼'다.

CJ컵에도 출전한 라히리는 3라운드까지 7언더파 209타를 기록하며 공동선두 저스틴 토마스, 스캇 브라운(이상 미국)에 2타 뒤진 공동 3위에 올라있다. 그는 이들과 함께 '챔피언조'에 묶여 마지막 4라운드에 나선다.

지난 20일 3라운드가 끝난 뒤 만난 라히리 역시 제주도의 변덕스러운 바람에 고전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바람이 너무 세서 힘들었다. 최대한 그린으로 공을 보내려고 노력했고 실수하지 않는 데 초점을 맞췄다. 파 정도만 해도 만족한다는 마음이었다"면서 "내일은 바람이 더 세질 것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부담을 갖지 않고 편하게 경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멘탈 트레이닝 방법도 인도 출신 선수답다. 그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면 며칠씩 '묵언 명상 수행'을 하기도 한다.

그는 "최근에도 명상 수련을 계속하고 있다. 그 방법은 나 스스로를 차분하게 만들고 더 좋은 골퍼가 되기 위해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한국은 라히리에게 낯설지 않은 곳이다. 우승을 기록한 적은 없어도 아시안투어 활동 시절 발렌타인 챔피언십 등 여러차례 한국에 방문해 경기를 치른 기억이 있다. 2년 전 인천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서도 인터내셔널팀 대표로 뽑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라히리는 "PGA투어가 아시아 국가에서 열리는 것은 나에게도 특별한 일이다. 같은 아시아 사람인만큼 좀 더 편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한국팬들을 향해 자신을 위한 열띤 '응원전'도 부탁했다. 그는 "마지막 라운드가 열리는 내일 많은 한국팬들이 와서 응원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한국에서 열리는 최초의 PGA투어 대회에서 아시아 사람이 우승하면 좀 더 특별하지 않겠나"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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