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저녁 제주지방경찰청 지하와 2층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은 청사 지하에 있는 통신망에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 과열로 추정된다.

24일 제주경찰청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불은 지하 변전실에 있는 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 무정전 전원 장치)배터리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정전에 대비해 상시 충전해야하는 UPS는 제주경찰청과 지구대, 파출소를 이어주는 통신망 유지 시스템이다.

가로, 세로 약 3m 가량은 2014년 8월 설치됐다. UPS를 설치한 민간업체와 경찰청 직원이 관리하고 있다.

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해 1층을 넘어 유독 2층 회의실에서만 불이 난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UPS가 있는 지하는 연기가 나는 수준이었지만 2층은 창문 밖으로 불길이 치솟을 정도였다.

제주경찰청은 지하 1층, 지상 4층 모두 5층으로 1980년 6월 준공됐다. 불이 난 곳은 2층 청장실 건너편에 있는 회의실 '한라산방'이다.

UPS가 과열되면서 모든 층에 이어진 통신망에 전기 합선이 발생해 영상 설비 등이 있는 2층 회의실에서 불이 났다는 게 현재 경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통신 장비가 설치된 112종합상황실 등이 있는 1층은 물론 다른 층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화재가 어떻게 전개됐는지는 명확치 않다.

국립과학수사원은 이날 오후 제주를 찾아 정확한 화재원인을 감식할 예정이다.

이 사고로 2층 회의실 97.75㎡, 방송영상설비, UPS배터리 등이 불에 타 54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생겼다.

화재 당시 112종합상황실 시스템에는 영향이 없었으며 당직 중인 112 상황실 직원들도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불이 완전히 진화된 뒤 화재 원인을 조사하려고 강제로 청사 전원을 차단, 112상황실도 15분간 신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3일 오후 8시35분쯤 제주경찰청 3층에 있던 직원이 연기를 목격하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제주소방서는 인력 26명과 펌프차 등 차량 9대를 투입해 오후 9시25분쯤 불을 껐다.

화재는 초기에 지하에서 연기만 나다가 9시쯤 2층에서 화염이 보일 정도의 불이 났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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