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유승민 등 여·야 지도부 빈소 찾아 유족 위로

제주시의 한 음료공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故) 이민호군의 빈소에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여·야 지도부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한목소리로 재발 방지를 위한 현장실습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24일 오후 5시5분쯤 이군의 빈소가 마련된 제주시 연북로 부민장례식장 제2분향실을 찾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유족을 만나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일을 미리 챙기지 못해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어 유 대표는 "현장실습 표준협약서를 유명무실하게 한 추가 근로계약이 이군을 위험한 작업장으로 내몰았다"며 "이명박정부 때부터 취업률 관계로 제도를 느슨하게 한 잘못이 분명히 있다. 법 개정 등 현장실습제도 전반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5시 20분쯤 빈소에 들어선 국민의당 김삼화·김수민 의원은 눈물을 쏟으며 유족을 위로했다.

김삼화 의원은 "장시간 노동에 학생들을 방치시킨 법률이 문제"라며 "유족들이 억울하지 않게 전적으로 책임지고 (문제 해결에)임하겠다"고 말했다.
 

이군의 작업현장을 조사한 뒤 오후 6시30분쯤 빈소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이학영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오영훈 정책위원회 부의장, 강병원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은 침통한 표정으로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 자리에서 우 대표는 "현장에 가 보니 안전시설들이 굉장히 급조돼 있었다"며 "이 같은 현실 속 공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한 라인을 현장실습 학생에게 맡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우 대표는 이어 "교육부 관련 부서가 빨리 진상규명을 하고, 이에 대한 조치를 제대로 세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고인이 편하게 가실 수 있도록 회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을 해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장실습제도에 대해 근본적으로 검토하고, 사고 원인규명과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전날 이군의 빈소를 찾아 "어떤 말로도 아들을 잃은 부모님의 마음을 위로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제주도정도 현장실습생의 안전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도내 특성화고 3학년이었던 이군은 지난 9일 오후 1시50분쯤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 있는 한 음료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가 제품 적재기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한 뒤 지난 19일 끝내 숨을 거뒀다.

이군은 지난 7월부터 다른 학생 5명과 해당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해 왔다. 현장실습을 마치면 해당 공장에 취업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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