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무더기 결항 사태가 이어진 제주국제공항에 있는 제주시 용담2동에는 얼마나 많은 눈이 왔을까?

기상청 주요 관측 지점상 제주(북부)에 속하는 이곳의 누적 적설량은 제주 6.6㎝다. 활주로가 폐쇄돼고 결항이 시작된 11일 오전에도 적설량은 4㎝ 수준이다.

이번에 내린 눈은 제주 기준 역대 적설량 5위 1961년 1월1일 17.9㎝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체류객이 7000명을 넘어 수송 대란이 일어났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는 폭설에 대비해 제설차 4대와 트랙터 등의 장비 6대를 갖췄다. 지난해에는 쌓인 눈을 날려보내는 고속환풍기 1대도 구입했지만 이번 같은 폭설에는 무용지물이다.

활주로에 열선을 설치하는 방안은 막대한 비용과 공사 과정에서 활주로를 장기간 사용 못하는 점,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 등 때문에 전 세계에서 열선 활주로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에 덮은 눈과 얼음은 항공사가 위탁업체에 처리를 맡긴다.

이 작업을 '디아이싱'이라고 부른다. 인력이나 장비에 따라 길게는 1시간 넘게 걸리는 작업이다. 폭설이나 한파에 항공기의 결항이나 지연 운항이 많아지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같은 기간 동부지역 관측지점인 성산에는 무려 22.5㎝의 눈이 쌓였다. 성산은 제주 제2공항 예정지다.

제2공항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495만㎡에 2025년까지 건설을 목표로 추진 중 이다.

성산이 이번에 기록한 22.5㎝는 1위 1977년 2월17일 25.4㎝, 2위 1977년 2월16일 24.3㎝,3위 2001년 1월16일 23.6㎝에 이은 동부 역대 4위 적설량이다. 5위는 18.5㎝다.

기상청 관계자는 "동부지역인 성산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평년에도 제주도에서 눈과 강수량이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역대 적설량 기록을 봐도 제주는 1위 1959년 1월18일 기록한 21.5㎝, 2위 1960년 12월31일 19.8㎝, 3위 1959년 1월19일 19.1㎝, 1977년 2월17일 18.1㎝ 등 성산의 역대 기록들보다 낮다.

성산의 적설량을 고려할 때 앞으로 제2공항에도 결항 사태가 기존 공항보다 더 빈번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생기는 이유다.

국토부의 제2공항 타당성 조사에서도 바람과 안개 등의 기상요인이 중요하게 검토됐으나 적설량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적설량이 타당성 조사에서는 빠졌지만 향후 제2공항은 폭설에 신경써서 건설하고 운영도 인력과 장비 등을 지금 공항보다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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