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최근 30년 중 가장 긴 적설 연속 일수를 보이는 등 기록적인 눈이 내렸지만 강수량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지방기상청은 2017년 12월부터 지난 20일까지 약 3개월간의 제주지역 겨울철 기상특성을 분석한 자료를 23일 발표했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겨울철 평균기온은 5.9도로 평년(7.3도) 보다 1.4도 낮았다.

기상청은 평년보다 기온이 낮은 이유로 11월 중반에 시작된 음의 북극진동이 12월 중반까지 지속되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로 남하하기 좋은 조건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랄 산맥-카라 해 부근에 형성된 상층 기압능이 정체해 상층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 부근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됐고, 1월 후반 이후에는 우랄 산맥-카라 해 부근과 베링 해 부근에 상층 기압능이 형성돼 상층의 찬 공기가 빠져 나가지 못하고 우리나라 부근에 머물면서 강한 추위가 지속됐다고 전했다.

특히 2월 4일에는 제주도 평균기온이 영하 0.8도로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으며, 6일까지 영하권에 머물기도 했다.

눈이 자주 내렸지만 강수량은 99.0㎜로 평년(152.5㎜) 대비 65% 수준이었다.

2016년보다 10일 빠르고 평년보다 3일 빠른 12월 5일 첫 눈이 내리고, 같은 달 10일과 24일 우리나라를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다소 많은 비가 내렸다.

1월에도 찬 대륙고기압의 확장과 저기압의 영향으로 10~12일, 23~24일, 28~30일 세차례 많은 눈과 한차례 많은 비가 내려 평년 수준의 강수량을 보였다.

2월 3~8일에도 6일간 내리 눈이 내리면서 최근 30년 중 적설 연속 일수가 가장 많았다.

6일에는 최심신적설(24시간 동안 새로 쌓인 눈의 깊이가 가장 깊었을 때의 깊이)이 8.8㎝로 관측 이래 6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성산지역 최심적설(일계와 무관하게 눈의 깊이가 가장 깊었을 때의 깊이)은 23.5㎝로 관측 이래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이 많아 2월 강수량은 평년(42.8㎜)보다 턱없이 적은 18.8㎜를 기록했다.

눈이 많이 왔지만 눈은 비의 10분의1 수준으로만 환산되는데다 이번에 내린 눈은 건설(뭉치지 않는 눈)이어서 습설(잘 뭉치는 눈)과 달리 강수량이 많지 않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겨울 동안 한기 유입에 영향을 줬던 우랄산맥과 배링 해 부근의 두 상층 기압능이 약화되면서 우리나라 주변의 기압계 흐름이 점차 원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봄철 전반에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겠으나 후반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고, 황사 일수는 평년(4.5일)과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관측이 시작된 1961년 이후 계속해서 봄철 기온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으나 봄철 강수량은 뚜렷한 경향성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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