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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칼럼]우체국, 전기차시대 촉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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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지는 르노삼성이 도입한 초소형 전기자동차다. 내가 이 차를 처음 본 것은 2016년 3월 제주도에서 열린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였다. 어른들은 전시장에 있는 이 차를 보고 그저 신기하게 바라보며 지나쳤지만, 아이들은 보호자의 손을 끌어당겼다. 그들은 운전석에 자리를 잡아 신이 나자 손을 흔들고 고함을 지르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앙증스러운 트위지를 보고 특이하다는 느낌은 가졌지만, “장난감 같은 저걸 누가 끌고 다니고 싶어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의 관심은 세련미와 무게감이 있는 세단, 즉 BMWi 같은 중형 전기자동차로 향했다.

그런 어른들 생각이 케케묵은 사고방식이었음을 지난 2월 19일 확인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 우체국 앞 대로변에 트위지 여러 대가 줄줄이 세워진 것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환경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친환경 배달장비 보급‘ 시범 사업으로 업무 협약식'을 갖는 장면이었다. 트위지같은 초소형 전기자동차가 우체국 배달차량 후보로 등단한 것이다.

환경부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저감 방안으로 친 환경 차량 보급 정책을 주관하는 부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산하에 우편배달 업무를 총괄하는 우정사업본부를 둔 부서이다. 최근 국민적 관심사가 미세먼지 공기오염이다. 환경부는 미세먼지를 줄여야 하고 우정사업본부는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차량을 이용하니 미세먼지를 배출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우체국 배달 수단으로 초소형 전기차를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환경부의 아이디어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수용으로 이루어졌을 법한데, 집배원이 초소형 전기차를 타고 골목골목 우편물을 배달하게 되면 미세먼지와 매캐한 냄새가 사라질 것이다. 정말 개념을 잘 잡은 사업이라고 치켜 주고 싶다.

지난 30년간 집배원의 배달 수단은 가솔린 이륜차(오토바이)가 주력이었다. 골목마다 가솔린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일산화탄소와 휘발성유기화합물로 시민들은 오염된 공기를 마셨다. 오토바이는 또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또 하나 달라진 환경은 근래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우체국 택배사업이다. 편지나 작은 소포와 달리 중량이 많이 나가는 택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런 환경에 딱 맞는 배달 수단이 초소형 전기자동차다. 우정본부는 올해 1050대의 이륜오토바이를 초소형 전기자동차로 바꾸고 2020년에 1만대로 늘리고 2022년에 현재 우정사업본부가 운행하는 이륜오토바이 1만5000대를 모두 전기차로 바꿀 계획이다.

현재 집배원이 쓰는 오토바이의 화물적재량은 35㎏이나 초소형 전기자동차는 200㎏을 적재할 수 있다. 집배원의 작업 안전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편지에서 택배로 바뀐 우편물 추세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는 게 초소형전기자동차다.

우체국이 배달 수단을 초소형전기자동차로 교체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오토바이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충전 시설 설치비와 관리비를 합치면 많은 운영 예산이 소요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체국 초소형 전기자동차는 사용빈도와 골목용이라는 관점에서 미세먼지 저감효과는 물론 시민들과 집배원들의 생활 및 근무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내연기관 차량은 퇴출되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전기자동차는 시대의 추세다. 그러나 아직 가격이 비싸고 주행거리가 짧아 소비자의 선호도가 낮다. 특히 한국은 전기자동차 보급 속도가 더디다. 거대한 인구를 가진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앞서 나가는 것을 볼 때, 한국은 산업정책과 환경정책에서 뒤쳐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면 정부 정책에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전기자동차 산업 및 교통 정책이 국제 경쟁이 치열한 내연기관 형태에 머물러 있다.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 농촌에서 쓰는 내연기관 경트럭, 경운기를 전기자동차로 교체할 수 있게 제도를 바꿔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작업장에 일하러 갈 때 타는 운송수단이 고성능 배터리를 장착한 고가의 전기자동차일 필요는 없다. 어떤 저명한 전기공학 교수는 전기차가 터무니없이 고가일 이유가 없다며, 그 탓을 자동차제조사의 독점구조와 정부규제에 돌리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찾아보면 초소형 전기자동차가 활용될 곳은 수없이 많다. 사실 동네 쇼핑을 가거나 동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초소형 전기자동차는 편리하고 멋진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국내 출시된 초소형 전기자동차 모델은 르노삼성의 트위지 외에 대창모터스의 ‘다니고’와 세미시스코의 수입차 ‘D2' 등 3개다.

우체국이 전기자동차 보급의 촉매가 되기를 기대한다. <뉴스1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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