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글로벌 미디어 아트인 ‘빛의 채석장(Carrières de Lumières)’이 제주에서 ‘빛의 벙커’로 재탄생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브루노 모니에 프랑스 컬처스페이스 대표와 박진우 티모넷 대표이사로부터 ‘아미엑스(AMIEX) 제주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듣는 간담회를 13일 도청 집무실에서 가졌다고 14일 밝혔다.

아미엑스(AMIEX)는 ART&MUSIC IMMERSIVE EXPERIENCE의 줄임말로, 폐광산이나 폐공장, 폐발전소 등을 대상으로 프로젝션 맵핑 기술과 음향을 활용한 전시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 아트 프로젝트를 말한다.

미디어 아트 프로젝트는 100여 개의 비디오 프로젝터에서 쏟아져 나오는 거장들의 작품이 스피커에서 퍼져 나오는 음향과 어우러지면서 관람객으로 하여금 작품 속으로 빨려드는 듯한 몰입감을 주는 전시형태다.

컬처스페이스와 독점계약을 체결한 티모넷은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에 위치한 커피박물관 바움(옛 통신벙커)에 아미엑스를 도입해 ‘빛의 벙커’를 조성, 오는 9월 중에 오픈할 계획이다.

성산지역 벙커는 KT가 1990년 국가 기간 통신망을 운용하기 위해 설치했던 시설로, 한국과 일본, 한반도와 제주 사이에 설치된 해저 광케이블을 관리하던 곳이었지만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 지하 공간이다.

넓이 2975㎡, 높이 5.5m의 이 벙커는 아미엑스 전시 필수 요건인 시각적·공간적 몰입감을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모든 요건을 갖추고 있으며, 빛을 활용해 ‘빛의 벙커’라는 주제로 소개될 예정이다.

‘빛의 벙커’는 서양 명화로 구성된 상설전시와 국내 근현대 및 전통미술로 구성된 기획전시 2가지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며, 프랑스 파리 아미엑스 전시장에서도 동시에 개장된다.

특히 이중섭, 김창열, 김영갑 등 제주출신이거·나 제주에 연고가 있는 유명 작가뿐 아니라 신인중견 작가들의 우수 작품도 발굴해 미디어 아트로 제작해 제주가 자연‧관광‧문화예술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관광도시임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브루노 모니에 컬처스페이스 대표는 “프랑스 아미엑스가 해외에 도입되는 것은 이번 제주가 처음”이라며 “거장들의 회화 세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디지털로 표현된 작품을 관람자들이 직접 느끼고 대중에게 미술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우 티모넷 대표는 “아미엑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화들을 넓은 공간에서 프로젝터를 투사해 시각 청각 공감각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미디어 아트 전시회”라며 “모바일 결제 기술을 활용한 생활밀착형 IT서비스를 제공해 온 티모넷의 노하우로 IT와 예술을 접목한 새로운 경험을 대중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문화예술 창조의 섬인 제주에 글로벌 미디어 아트 상설 전시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을 환영한다”며 “문화예술로 제주와 파리가 연결되면서 세계와 교류하며 성장하는 제주의 창조적 에너지가 더욱 크게 발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 젊은 작가를 대표해 참석한 이나연 씨위드 편집장은 “미디어 아트는 현대 미술에서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고 컬처스페이스의 미디어 아트인 아미엑스 프로젝트는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며 “프랑스의 빛의 채석장을 담아낸 빛의 벙커가 제주에서 완성된다면 제주는 프랑스 파리와 같은 세계적인 문화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브루노 모니에 프랑스 컬처스페이스 대표는 2012년 프랑스 레보 드 프로방스 지역에 있는 폐쇄된 채석장 동굴에 아미엑스 프로젝트를 도입해 ‘빛의 채석장’으로 조성했다. 이후 전 세계에서 연간 60만명이 찾는 대표적인 문화예술이 깃든 관광명소로 발돋움했다.

컬처스페이스는 유럽 최고의 문화유산 및 예술전시 공간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며 유네스코 선정 고고학 유적부터 트렌드를 선도하는 국제예술전시회가 열리는 파리박물관까지 총 13개 문화예술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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