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앞으로 다가온 6·13 제주도교육감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현직 진보 교육감의 수성에 맞선 보수 단일 후보의 설욕전이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 속 15일 오전 현재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제주도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는 김광수 전 제주도의회 교육의원 뿐이다. 사실상 2파전인 셈이다.

그동안 재선 도전에 대한 입장 표명을 꺼려 온 이 교육감은 이달 들어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돌입한 모습이다.

지난 2월28일 새 학기 맞이 기자회견에서 그는 100일 여 앞둔 선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교육정책에 싹이 트였으니 꽃을 피워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있다"며 처음으로 재선 의지를 피력했다.

이후 이 교육감은 연일 정책 시행 성과 등을 발표하며 표심을 다지고 있다.

이 교육감은 현직 프리미엄을 최대한 유지하다 후보자 등록 신청기간(5월24~25일)에 임박해 선거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선 보수진영에서는 '반(反) 이석문 연대'를 표방하며 김 전 교육의원을 단일 후보로 내세웠다.

4년 전 선거에서 당시 교육의원이었던 이 교육감에 패한 고창근 전 도교육청 교육국장과 윤두호 전 교육의원 등이 그의 지원군이다.

이들은 합의 추대 방식으로 지난 2월 초 일찍이 단일화를 마쳤다. 4년 전 선거 당시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관권선거 개입 논란 등으로 보수진영이 분열되면서 결국 선거에서 패한 경험이 동기가 됐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2월6일 단일 후보 추대 기자회견에서 "제주교육이 어쩌다가 너무 깊은 정치적인 냄새를 내게 됐다. 이는 아이들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 헌법이 교사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며 이 교육감에 각을 세우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도내 언론사들이 발표한 두 차례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교육감은 김 예비후보를 16~17%p의 차이로 앞서고 있다.

도지사 선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교육감 선거 특성상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이 교육감이 인지도 면에서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자대결 구도에서 이 교육감의 지지율이 50%를 넘지 못한 채 최저 30%를 기록하며 더 많아진 부동층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렇다 할 쟁점 사안이나 차별화된 공약이 눈에 띄지 않는 점은 다소 이례적이다.

그 중에서는 최근 도 감사위원회 조사 결과 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 등이 제기한 도교육청의 특정호텔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점이 향후 쟁점으로 부각될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해 이 교육감이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다"고 사과했지만, 김 예비후보는 "원칙 없는 명백한 반칙행위"라며 비판에 나서고 있다.

진보·보수후보 간 정책대결도 관심사다.

이 교육감은 Δ고교 무상교육 및 무상급식 시행 Δ고교체제 개편 및 고입 선발고사 폐지 Δ교원 행정업무 경감 Δ제주형 혁신학교(다혼디배움학교) 운영 Δ학생건강증진센터 운영 등 주요 정책의 지속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 예비후보는 Δ도내 모든 학교 스쿨버스 배치 Δ현행 5% 표본 조사 방식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전수조사 전환 Δ제주특별법 교육특례를 활용한 자율학교 운영 등 대체로 현 교육정책에 반하는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 밖에 중등 교장을 지낸 양영길 전 제주문화포럼 이사장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제주일보·KCTV제주방송이 여론조사를 의뢰한 기관은 한국갤럽으로, 여론조사는 지난 10일 유·무선 전화조사(유선 16%·무선 84%)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7.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제주신보·제주CBS·제주MBC가 여론조사를 의뢰한 기관은 코리아리서치센터로, 여론조사는 11일과 12일 유선전화면접(41.4%)과 무선전화면접(58.6%)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2.7%(유선 9.1%·무선 17.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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