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긴급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해당 학교의 뒤늦은 신고로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늑장대응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9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신고가 접수된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제주시 A초등학교 학생 31명이 구토와 복통, 메스꺼움 등의 증세를 보였다.

학년별로는 1학년 1명, 2학년 3명, 3학년 14명, 4학년 8명, 5학년 1명, 6학년 4명이다.

이 가운데 1명은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고, 13명은 전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과 도청, 제주시청, 광주식약청 제주사무소 등 유관기관은 이날 오후 5시 식중독 대응 협의체를 가동해 가검물·보존식 확인, 급식 중단 여부 등 후속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A학교는 이날 1교시가 끝난 오전 10시쯤 3학년의 한 학급에서 학생 8명이 동시 결석한 것을 최초 인지한 뒤 해당 학생들이 전날 구토와 설사, 메스꺼움 등의 증세를 보였던 것을 확인했다.

이후 A학교는 학년별 교사를 소집해 결석 또는 비슷한 증세를 보인 학생들을 확인해 이날 오후 1시30분쯤 제주시교육지원청에 학생 30~40명이 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보고했다.

전날 A학교의 점심 급식 메뉴는 크림 스파케티, 오이피클, 한라봉 등이었다. 해당 급식을 먹은 학생은 680여 명에 이른다.

도교육청의 '학교급식 식중독 대응조치 매뉴얼'에 따르면 동일 원인으로 추정되는 동일 증세의 식중독 증상 환자가 2명 이상이면 인지 후 즉시 유선으로 관할 교육청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A학교는 최초 상황 인지 후 3시간30분이 지나서야 관할 교육청인 제주시교육지원청에 구두 보고했다.

그 사이 A학교에서는 낮 12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점심 급식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후속조치를 결정하는 식중독 대응 협의체도 뒤늦게 가동돼 현재까지 이렇다 할 후속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주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재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회의를 갖고 원인 규명과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조속히 학교에 대한 방역과 학생 손 씻기, 교사·조리종사원에 대한 위생관리 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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